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황혼육아를 하는 조부모가 늘고 있다. 실제 워킹맘의 70%가 아이를 조부모에게 맡기고 있다. 바야흐로 할빠, 할마의 손주 양육 시대가 온 것이다. 

지난 7일 방영된 KBS2 ‘여유만만’에서는 임영주(부모교육전문가), 한창수(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서권순(탤런트), 박일준(가수)이 황혼육아의 어려움과 대처법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임영주 부모교육전문가는 “내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고 시공간적 제약이 적은 것이 조부모에게 아이를 맡기는 주요 원인”이라며 “힘들게 베이비시터를 구하지 않아도 되고, 피붙이기 때문에 큰 사랑으로 키워줄 것이라는 믿음과 양육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측면도 조부모 육아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풍부한 육아 경험과 유연한 시간 활용도 조부모 육아를 선택하는 이유가 된다.

하지만 사랑만으로는 힘든 것이 손주 육아다. 실제 황혼육아를 경험한 조부모의 상당수가 강도 높은 육체적 노동에서 오는 각종 질병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영주 박사는 “조부모에게 전적으로 육아의 책임을 넘기는 것보다 엄마 스스로가 균형을 잡아야 한다"라며 “업무 시작 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듯 육아 범위를 정확하게 분담하거나 양육비도 정기적인 날짜에 용돈이 아닌 월급 개념으로 드리는 것이 좋다. 가족이기 때문에 더 정확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갈등의 소지를 줄인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임 박사는 “조부모 육아에 있어 아이들은 ‘일관성’과 ‘융통성’에 대한 부분으로 혼란을 겪게 된다"라며 “융통성을 둘 때는 부모와 조부모의 사전 조율을 통해 아이 앞에서 벌어지는 다툼이 아이의 죄책감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조부모 육아시 무엇보다 부모와 조부모의 지혜로운 공동육아 작전이 필요하다. 아이의 습관 목록을 함께 만들며 평소 주 양육자인 할머니에게 의견을 묻고 구체적 실천 방안을 세우는 것이 더욱 좋다. 임 박사는 “조부모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부모 육아가 최고라는 믿음을 갖는 것”이라며 “조부모의 쏟아붓기식 육아법을 탓하지 말고, 도리어 조부모가 선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임영주 부모교육전문가는 할빠, 할마에게 육아를 부탁하는 젊은 부모를 위한 <엄마, 내 아이를 부탁해>를 출간하며 EBS <부모> 출연 및 여러 지역 강의를 통해 실전 조부모 육아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조가희 베이비조선 기자(cg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