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올바른 훈육법

자녀 동반을 금지하는 '노키즈존(No-kids Zone)' 식당과 카페가 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아이 데리고 집 밖에 나오면 민폐'라는 댓글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이에 대해 다수 전문가가 '훈육 부재'를 원인으로 꼽는다. 생후 6개월 이후엔 적절한 훈육이 반드시 필요한데, 부모들이 자칫 '남 앞에서 훈육하면 내 아이가 기죽는다'며 망설이다가 아이를 '공공의 적(敵)'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밖에서 아이가 울며불며 떼를 쓰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요구를 다 들어주기도 한다.

◇사람 없는 장소에서 타일러라

이연정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에 따르면 아이가 사람 많은 장소에서 소리지르거나 울면서 소란을 피우면 즉시 단호하고 강한 어조로 주의를 줘야 한다. 주의 내용은 '무조건 안 돼' '조용히 해'가 아니라 '여기서 떠들면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아이가 이 단계에서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경우 부모는 자리에서 일어나 장소를 옮겨 2차 제재를 가해야 한다. 이 교수는 "아이에게도 수치심이 있으니 사람 많은 곳에서 훈육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아이를 데리고 구석으로 가서 얘기해야 한다"고 했다. 아이가 악을 쓰며 울거나 바닥에 뒹굴어 통제하기 어려우면, 번쩍 안아 들고 나가야 한다.

이때 부모가 지적해서 바로잡아야 할 사항은 아이의 인격이 아니라 행동이다. '넌 어떻게 된 애가 무슨 생각을 하길래 이렇게 말을 이렇게 안 듣니'와 같이 인격을 비난하는 말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는 '엄마가 화풀이를 한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네 시끄러운 목소리가 모두를 괴롭히고 있다'는 식으로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짚어야 한다. '네 요구는 이런 이유 때문에 들어줄 수 없다'는 논리적인 설명도 반드시 필요하다.

주의할 점은 부모가 순간적인 짜증이나 욱하는 기분을 참아야 한다는 것이다. 화를 내면 훈육이 학대로 변할 수 있으므로 분노 조절이 필요하다. 임영주 부모교육연구소 대표(신구대 겸임교수)는 "화가 날 때면 화장실로 가는 것이 요령"이라고 조언했다. "화장실에서 혼자 손을 씻으며 기분을 가라앉히거나 거울에 비친 자신의 화난 얼굴을 보면 좋습니다. 생각을 가다듬는 데 도움이 되죠. 그렇게 1~2분을 보낸 뒤 아이와 마주하면 좀 더 이성적으로 대할 수 있습니다."

◇공공장소에서 기르는 자기 절제력, 학습에도 도움

공공장소에서의 훈육은 아이의 사회성을 키운다.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끼치는 영향을 깨닫고, 하고 싶은 것을 참아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을 배운다. 이 과정이 결여되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또래들과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교수는 "울어도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아이가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남들에게 폐가 될까 봐 시끄러운 순간을 넘기기 위해 요구를 들어주면 아이는 '울면 해결된다'는 사실을 학습합니다. 떼쓰는 일이 점점 늘어날 거예요. 반대로 자녀를 훈육하면, 당장은 힘들 겁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가 '울고 고집부린다고 원하는 걸 다 얻을 순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비슷한 경험을 몇 번 거치면 작은 좌절이나 거절에 감정이 흔들리지 않는 강한 아이로 클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비 온 뒤 땅이 단단하게 굳듯, 작은 좌절이 아이를 더 큰 사람으로 만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과정은 학습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임영주 대표는 "좌절과 기다림을 통해 기른 자기 절제력과 통제력은 향후 학습 능력에 도움이 된다"며 "학교 수업시간 40분을 견디는 참을성과 장시간 자기주도학습을 해내는 성실함도 이런 과정을 거쳐서 나온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1/27/201611270112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