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어린이집 CCTV 死角지대는 어떻게 할 것인가
2015.01.20
인천 어린이집 폭행 사건으로 '보육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어린이집 폭행 사건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그렇더라도 어린이집에만 모든 책임을 돌려서는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 정부, 어린이집, 언론, 부모 모두가 함께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정부는 공분(公憤)을 삭이는 처벌 강화에만 머물지 말고 현실적인 해결 방안과 접근법을 제시해야 한다. 보육교사 자격을 강화하고 CCTV를 설치하는 문제 등을 넘어서 보육료 현실화, 교사 처우 문제, 교사 양성 기관 문제, 교사 수급 문제, 원장과 교사의 자질 및 인성을 높이는 방법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무상 교육 확대로 전국의 어린이집이 4만3000여 곳으로 급증했으나 열악한 교사 급여와 근무 환경 등으로 교사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교사 자격과 감시만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어린이집 역시 "유구무언"이라고만 하지 말고 국민과 관계 부처에 현장의 밑바닥을 모두 보여주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교사의 사기가 저하된다" "현장도 모른 채 탁상공론만 하면서 왜 매번 어린이집이냐"라는 하소연은 의미 없다. 사죄와 반성하는 마음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뭇매를 맞을까 복지부동하며 침묵하고 억울함만 얘기하고 있으면 안 된다. 언론도 정확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해야 한다. 국공립과 민간 어린이집을 두루 찾아가 객관적인 상황과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언론의 목적이 전국 어린이집을 모두 죄인으로 만들고 문 닫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무엇보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불안과 울화를 어찌 다 말로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부모가 중심을 잡아주어야 한다. 아이를 채근하여 보육교사의 잘못을 캐묻고 어린이집으로 달려가 CCTV를 돌려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보육교사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상하거나 멀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CCTV는 일부 결과만을 보여준다. 안 보이는 곳은 결국 교사의 자질과 인성, 믿음으로 채워야 한다. 부모들이 느끼는 '보육 공포'만큼이나 보육교사들의 공포감도 커지고 있다. 신뢰와 존중이 무너진 교육은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말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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