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임영주 교수 “다문화가정, 부모교육부터 내실 다져야”
2014.10.22
자식 키우기는 어렵다. 자식만큼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도 없다. 그중에서도 아들 키우기는 더 어렵다. 거금을 들여 조기교육을 시키고 온갖 뒷바라지를 다 했음에도 ‘문제적 아들’은 존재한다.
이는 유명인사나 연예인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경기도 지사가 된 남경필 지사는 당선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의 장남 남 모 상병의 군 폭행 사건으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몽준 전 의원은 서울 시장 후보로 선거 유세에 한창이던 때, 막내아들이 SNS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국민이 미개하다’라는 발언을 하여 정몽준 전 의원을 궁지에 몰았다.
또한, 배우 차승원의 아들은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피소돼 미간을 찌푸리게 했으며, 세계적인 액션배우 성룡의 아들은 대마초를 흡입하다 마약단속반에 적발되어 성룡의 명성에 먹칠을 했다.
이에 대해 <큰소리 내지 않고 우아하게 아들 키우기>의 저자, 임영주 교수는 “요즘 아들들이 일으키는 사회문제는 덩치는 어른처럼 크지만 하는 짓은 어린애 같은, 부조화와 불안정의 심리구조에서 발생한다”며 “이러한 아들들은 부모한테 의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부모를 원망하고 미워하는 저항을 동시에 나타낸다”고 말했다.
또한, 임 교수는 “아들이 어릴 때에는 직장에 다닌다고 제대로 돌봐주지 않고, 사춘기가 된 이후에야 아들의 일에 일일이 간섭하려고 드는 것이 아들 키우기의 큰 문제로 작용한다”며 “부모가 어릴 때부터 아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특히 아빠가 아들과 함께 목욕하거나 신체적인 운동을 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 아들의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유명 인사들도 피해가지 못하는 ‘아들 키우기의 어려움’ 어떡하면 아들을 잘 키울 수 있을까.
<임영주 교수가 알려주는 아들키우기 노하우>
1. 성적인 것에 관심이 많은 아들
인터넷의 발달로 아이들이 음란물에 노출되는 연령이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내려왔다. 어떤 엄마는 야동을 보는 아들을 목격, 이후 충격으로 아들과 대화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하며 이때엔 동성인 아빠가 나서는 것이 좋다고 한다. 동성의 입장에서 “인마, 엄마한테 들키려면 이런 거 보지도 마!” 라는 식으로 쿨한 척 이야기를 던져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 아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물론 이해는 하지만, 야동은 실제의 성과는 전혀 다르다”고 동질감을 형성하면서 대화를 하는 것도 좋다. 그와 함께 우리 몸의 소중함과 성의 아름다움을 함께 이야기하고, 아이가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시기라면 피임법 등을 알려주는 실질적인 성교육도 필요하다.
하지만 성교육만큼 내 자식의 교육이 어려운 분야도 없다. 자식도 부모도 서먹해지는 분위기가 견디기 어렵다면, 전문적인 기관이나 자녀가 편애하는 이웃 또는 친척의 도움을 받아보자.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아이의 성적인 관심을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자녀에게 지나친 죄의식을 심어주거나 꾸짖지 않는 것이다. 다만, 무분별하게 노출될 수 있는 자극적인 환경을 줄이고 건전한 취미생활을 갖도록 유도하는 노력은 항상 필요하다.
2. 어른 흉내를 내는 사춘기 아들
사춘기가 되면 신체적으로는 성적 특징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심리적으로는 불안정하고 들뜨기 마련이다. 이는 어린아이에서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다. 어른 흉내도 내고 싶고 무엇인가 자기 나름대로 시도도 하고 싶어 한다.
옛날에는 15세에서 18세 사이에 대부분 시집 장가를 보냈다. 몸이 어른이 되었으니 어른대접을 해주었다. 그러니 사춘기 문제라는 것이 생길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몸이 어른이 된 아이들에게 계속 어린애취급을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자녀가 어른흉내를 내는 것을 ‘흉내’라 규정지어서 고민하지 말고, 자녀에게 어른으로서의 ‘책임’과 ‘규율’에 대한 문제를 명확히 알려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즉, 폭력을 행사하거나 도둑질하거나 성추행하거나 술, 담배를 하거나 하는 등의 사회규범에 어긋나는 것에 대해서는 부모이자 인생의 선배로서 엄격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 외에 누군가를 좋아해서 가슴앓이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리며 겪는 소소한 문제들은 성장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지켜봐 주는 지혜도 필요하다.
3. 주위가 산만하고 집에서 너무 뛰어다니는 아들
집에서 뛰는 아이들은 뛰지 말라고 해도 뛴다. 아무리 이야기해봐야 부모의 목만 아프다. 차라리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 좋다. 아이의 행동을 고치려고만 하지 말고 아이의 욕구를 알아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아이를 집 안에만 가둬놓고 뛰지 못하게 하는 건 아이의 성장을 저해하는 일일 수 있다. 혹은 밖에서는 안 뛰면서 집에서는 뛰는 아이라면 먼저 아이의 눈을 바라보면 대화를 해야 한다. 그것이 위험한 행동이고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라는 것을 이해시켜야 한다.
하고 싶지만 참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게 약속이라는 걸 분명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해줘라. 어쩌면 아이가 너무 심심하고 외로워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4. 치마입기를 좋아하는 아들
요즘은 예전과 달리 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많이 사라졌다. 남자이기 때문에 이걸 해야만 하고, 여자이기 때문에 저걸 해야만 한다는 것이 없어진 편이다. 아들이 여성스럽다고 해서 걱정하지 마라. 오히려 이런 섬세함이 아이에게 강점이 될 수 있다.
소심한 아이를 외향적으로 키우고 싶다고 태권도장에 보낸다거나 축구를 시키는 건 오히려 아이를 힘들게 한다. 준비되지 않은 아이는 두려워하게 되고 더 움츠러드는 경우도 있다. 차라리 아이가 잘하는 것을 더 계발해주는 것이 좋다.
5. 부모와의 대화를 거부하는 아들
이런 경우에는 부모가 몇 배 더 노력해야 한다. 아들은 ‘부모님과는 말이 안 통해’라는 선입견을 이미 가지고 있다. 부모 입장에서는 옳은 말을 한다고 하는데, 아들이 듣기에는 모두 다 잔소리다.
아이에게 무엇을 강요하는 말은 하지 말고, 아이가 듣고 싶어 하는 말만 해줘라. 마음을 열고 난 뒤라야 두 사람 사이의 소통이 비로소 가능하다. 외형적으로는 아들이 엄마보다 크지만 어쨌든 엄마가 끌어안아야 할 약자라는 것을 인정하라. 사춘기 아들에게 필요한 건 엄마의 조언이 아니라 너그러움과 관대함이다. ‘큰’ 엄마가 ‘작은’ 아들을 품어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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