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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남같은 가족 ‘대화가 필요해’”
ㆍ스마트폰 사용 급증 대화단절 심각…하루 30분도 안돼
가정의 달 5월이다. 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가족과 대화하고 있을까. 가족이라도 각자 일상이 바쁘다보면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하고 함께하는 시간을 갖기 어렵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윤대현 교수는 “가족관계는 의외로 어려운 관계”라며 “노력하지 않으면 남남 같은 사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많은 현대인들이 ‘소진증후군’을 앓고 있는데 가족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실제 고등학생 10명 중 8명은 하루 평균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이 1시간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서울 소재 고등학생 5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30분이라고 답한 학생이 36.6%로 가장 많았으며 2명 중 1명은 대화시간이 30분도 안 됐다. 초등학생도 마찬가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가 올 3월 초등학교 5·6학년 어린이 19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10명 중 5명은 하루 평균 가족과의 대화시간이 30분이거나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최근 가족 간 대화단절 문제는 심각하다. 부모교육전문가 신구대학교 유아교육과 임영주 교수는 “가족간 소통은 세상과 소통하는 초석”이라며 “문제인식은 있지만 아직 해결의지나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아이들이 가장 칭찬받고 싶어 하는 존재는 부모”라며 “아이수준에 맞춰 대화하고 우산처럼 아이의 불안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라”고 당부했다.
대화의 시작은 상대방이 하는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가족소통전문가 참행복교육원 이병준 원장은 “대화 시 공감이 되지 않아도 괜찮다”며 “일단 내용 자체를 들어주고 가족 간에도 예의를 지켜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대화가 어색해 불편해도 회피하지 말고 공격적인 언어가 아닌 감정언어를 사용하라”고 권했다.
대화는 단순히 말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서로의 교감이 중요하다. 따라서 지켜봐주는 것, 바라봐주는 것도 대화다. 임 교수는 “사춘기 때의 대화는 단답형도 훌륭한 대화”라며 “자녀가 집에 돌아왔을 때 집에 있어주는 부모의 모습도 대화”라고 말했다.
자녀 역시 부모와 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서로 상호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정하거나 같이 즐길 수 있는 취미·문화활동 등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이지웰가족복지재단 이용희 선임은 “최근 스마트폰 사용이 급증하면서 대화단절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데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날 등을 정해 실천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권했다. 사회의 최소단위를 이루는 가정. 가정이 화목해야 사회가 행복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 대화가 단절돼 있다면 조금 더 마음을 열고 진심을 나눠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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