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SNS 폭력’ 심각…부모 역할 중요
입력: 2014-03-31 15:57:26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SNS를 통한 사이버 폭력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부모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실제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초·중·고생 및 학부모, 교사, 일반인 등 총 2500명을 대상으로 ▲사이버폭력 가해 및 피해 현황 ▲사이버폭력의 발생원인 및 폐해 ▲사이버폭력 피해 시 대응 현황 등에 대해 분석한 결과 초·중·고생 10명 가운데 3명이 사이버 폭력을 가하거나 당한 적이 있다고 조사됐다.
대표적인 사례는 카톡이나 문자에 곧바로 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친구를 따돌리거나, 특정 학생 신상이나 거짓 정보를 불특정 다수에 공개해 피해를 준다거나, 채팅방에 초대해 욕설을 퍼붓고 채팅방에서 나가면 다시 초대하는 등의 행동을 반복하며 채팅방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사이버 감금’ 등이었다.
문제는 사이버 폭력 가해 학생이나 피해 학생 모두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특히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폭력의 피해는 시간과 장소 제한 없이 집에 돌아와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도 계속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것.
이에 일본 초·중학교는 학교에 휴대전화 반입 자체가 금지돼 있고 적발 시에는 교사가 학생이 아닌 부모에게 반환하고 있다. 더불어 일본 아이치현 가리야시의 초·중학교는 학교별로 학부모 회의를 개최해 ‘밤 9시 이후 학생 휴대전화는 학부모가 보관한다는 결의를 했다.
더 심각한 사례로 SNS폭력은 괴롭힘을 넘어 범죄로까지 이어진다. 지난해 7월 일본에서는 스마트폰 SNS에 올린 친구 험담을 계기로 여고생이 여고생을 살해한 사건까지 일어났다.
스마트폰 사용에서 다양한 문제점이 있지만 사용하는 것 자체를 금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사용시간제한, 올바른 사용법 등 부모가 자녀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휴대전화 구입 시에는 반드시 스마트폰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협의를 하고 스마트폰 구입의 경우 부모와 자녀가 사용에 관한 약속 및 유해사이트와 특정 사이트를 차단하는 ‘필터링’ 서비스를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부모교육전문가 임영주 교수는 “이 모든 것이 현실성이 있으려면 자녀와 부모의 소통이 전제되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자녀와 부모의 골을 깊게 만들 수 있다”며 “보다 근본적인 것을 생각해야 한다. 스마트폰에 대한 제한과 규제에 앞서 우리 아이들이 말의 본 가치를 알아야 때”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말의 가치에 대해 부모 자신이 롤모델이 돼 정확하게 가르쳐야 한다”며 “말에는 표정과 어투가 함께 포함되고 말의 내용과 형식이 제대로일 때 타인에게도 말이 진심으로 전달되는 법이다”라고 했다.
더불어 임 교수는 “말은 이제 소리와 글자가 아닌,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시대가 되었다”며 “보이지 않는 가상의 공간일수록 말의 T.O.P(때, 상황, 인물)에 더 유념해야 한다는 것을 아이에게 지속적으로 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임 교수는 “아이에게 말을 가르칠 때 태도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며 아이의 태도와 말투가 적절치 않게 느껴진다면 “‘똑바로 서서 말해’라고 꾸짖기 전에 부모 스스로 말의 TOP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아이는 부모와 마주 앉아 하는 ‘정식 대화’보다 ‘평소 부모의 옆모습 혹은 뒷모습을 보며 배우는 게 더 많다”는 의견도 냈다.
또 임 교수는 “엄마가 T.O.P를 아이에게 가르쳤는데도 불구하고 학습효과가 없다면 단호하고 엄하게 가르쳐야 한다”며 “바른 태도에서 바른말이 나온다는 것을 명심하고 항상 자녀의 태도를 예의주시하여 완성된 인격체로 자라도록 도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 교수는 끝으로 “내 아이의 말에 관심을 갖고 따뜻하면서 때론 단호하게 지속적으로 지도할 사람은 부모가 유일하다”며 “각 가정에서 부모가 이 의무와 권리를 진정으로 다 할 때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말로 인해 상처받고 글자로 인해 목숨을 포기하고 해치는 일이 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헬스경향 이보람 기자 boram@k-health.com | 
홈 > PR ROOM > 인쇄매체 보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