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 2013.10.10 15:29
매일 쌓이는 육아 스트레스, 똑똑하게 힐링하자
양육 상황 편하게 받아들이는 게 최선
외식 등 아이와 외출로 우울감 극복을
부부가 시간 나눠 돌보는 등 함께해야
유아기 자녀를 둔 부부는 비로소 ‘부모’로 변모한다. 출산으로 얻는 행복도 잠시,
부모의 도움 없인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 아이 때문에 각종 궂은 일을 견뎌내야 한다.
이때 받는 육아 스트레스를 바람직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학부모 3인의 경험담과 전문가 2인이 내놓은 해결책에 귀 기울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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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선희씨 가족./염동우 기자
◇긍정적 사고로 정신력 길러야
말도 통하지 않는 자녀가 갑자기 떼를 쓰거나 울 때 이를 달래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조건 응석을 받아주기도, 화를 내기도 어렵다.
허선희(37·서울 송파구)씨는 만 4세인 둘째 아들이 심하게 짜증을 내며 울 때 '유체이탈식 명상법'을 떠올린다.
"우선 심호흡을 한 다음 '지금 내 앞에서 우는 아이는 내 아들이 아니다' '여기 서 있는 건 내가 아니다' 등의 생각을 되뇌요.
이렇게 관심을 딴 데로 돌리고 나면 마음이 가라앉아 아들의 돌발 행동에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게 돼요."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은 "갑자기 화가 치밀 땐 마음속에서 잠깐 그 상황을 피해보라"고 조언했다.
"스트레스는 금방 사라지는 일회적 스트레스와 꽤 오랜 시간 동안 영향을 미치는 장기적 스트레스로 나뉩니다.
아이를 키우며 겪는 감정 변화는 대부분 전자인 경우가 많죠.
이럴 땐 마음속으로 긍정적인 사건을 떠올려 자신을 화나게 하는 상황에서 한 발짝 떨어져 보세요."
아이를 오랫동안 돌볼 체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 1년간 전업 주부로서 딸(현재 생후 18개월)을 키워 온 정우열(33·서울 강남구)씨는
"헬스를 시작하면서 아이의 투정을 더 잘 받아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딸 때문에 안 하던 헬스를 시작했어요. 밤새 안 자고 우는 딸을 달래느라 체력이 바닥나기 시작했거든요.
평소 예쁜 딸이더라도 제 몸이 힘들 때 보채면 미워 보이더군요.(웃음) 요즘도 부인이 퇴근하면 잠시 아이를 맡겨두고 운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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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열·은재 부녀./김병찬 객원기자
◇실외 활동, 기분 전환에 효과적
정우열씨는 현재 프리랜서 정신과 의사로 일하며 자녀 양육을 겸하고 있다.
평소 우울증 환자를 많이 접해온 그도 육아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감에 빠진 적이 있다.
육아 휴직을 받아 1년간 자신과 함께 아이를 돌봤던 아내가 복직하면서 갑자기 마음에 회의감이 든 것.
"온 종일 말 못하는 딸과 집에 있으니 심심하더라고요.
이렇게 무료한 날이 지속되니 '내가 왜 애를 돌보고 있지?'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가 우울증을 극복한 방법은 '점심 외식'이다. 평소 자신이 환자들에게 조언한 대로 실외 활동에 나선 것이다.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친구 직장 근처로 찾아가 함께 식사를 하기만 해도 기분 전환이 됐다.
만 3세 아들을 둔 이연주(32·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씨는 일명 '놀이터 커뮤니티'에 합류하며
육아 스트레스 해소와 고민 해결을 한 방에 해결했다.
그는 "아들과 함께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 나가면 여러 또래 학부모들을 여럿 만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아들이 걸을 수 있게 된 서너 살부턴 거의 매일 놀이터 나들이에 나섰어요.
이때 우연히 만난 엄마들과 친해진 다음부턴 아예 과일이나 음료수 등 먹을거리를 싸서 놀이터로 나섰죠.
이 자리에선 육아 고민부터 교육 정보까지 다양한 주제로 대화가 오가곤 한답니다."
임영주 신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아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아이와 함께 푸는 게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아이를 누군가에게 맡길 상황이 아니라면 부모가 양육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가장 좋은 육아 스트레스 해소법이에요.
아이는 금방 커요. 스트레스를 느끼는 시간도 모두 추억이라 생각하고 즐기세요."
◇육아는 부부가 함께 책임져야
허선희씨는 매 주말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남편이 두 아들을 밖으로 데려나가면 허씨는 TV를 시청하거나 영화관 나들이에 나선다.
그는 "첫째가 걸음마를 할 무렵부터 남편이 주말 양육을 책임졌다"고 말했다.
"아이를 미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혼자만의 시간이 절실하게 필요했어요.
그래서 남편도 육아에 일정 부분을 담당하기로 하고, 주말엔 저만을 위한 시간을 갖기로 했죠."
정씨는 블로그(blog.naver.com/musicee2) 활동을 시작하며 홀로 있는 시간을 보낸다.
"처음엔 아이 사진이나 올리려고 시작했다가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엄마, 아빠들을 보고나니 위로가 되는 걸 느꼈어요.
지금도 하루에 한두 시간 정도, 아이가 자는 틈에 블로그 활동을 하며 이웃들과 정보를 주고받곤 합니다.
소소한 정보교류만으로도 마음에 큰 위안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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