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안양에서 우아하게 아들키우기 강연 잘 들었습니다. 강의들으면서 저도 아들을 키우지만.. 저희 남동생이 더 많이 떠오르고 걱정이되어 상담을 받았으면 좋겠어서 글을 남깁니다.

저는 35살, 제 남동생(A)은 33살입니다. 저희 부모님께서는 어렵게 사셨지만 아끼고 성실하셔서 조금씩 부를 축적하시고 저희 남매가 자라는데 넉넉하진 못해도 부족하진 않게 하려 많이 도와주시고 뒷받침해주셨습니다. 저는 맏딸이고, 크게 부모님 뜻을 벗어나거나 하는 거 없이 잘따르는 편이었으나 남동생(A)은 중학생쯔음 사춘기가 왔을때 부터였을까 부모님에게 반항도 많이 했고, 말도 참 안들었는데, 저희 아버지는 매우 엄격하시고 가부장적이신데다 말을 듣지않는 남동생을 자주 심하게 꾸짖으셨고 윽박지르고, 심한말도 하셔서 어느때는 혼나는 도중 남동생도 몸이 안좋았는지, 아버지에게 받는 꾸중이 너무 스트레스로 와닿았는지 열이 심하게 올라 경기를 일으켜서 병원에 간적도 있었습니다.(뇌수막염진단받고 치료받았음) 아버지는 그 이후에도 A가 자주 어긋난 행동을 보이고 할때 잔소리를 하시긴 하셨지만 나름 A가 경기를 일으켰던 경험으로 인해 이전만큼 과격하게 혼을 내시진 않으시게 되었습니다. 어렸을땐 착하고 마음도 따뜻하고 똑똑해서 항상 부모님의 자랑이기도 했던 아들이었는데, 사춘기를 지나면서 공부도 잘하지않고 나쁜 친구들만 어울리는거같고, 집으로 들어오는 시간도 점차 늦어지자 고등학교땐 아버지의 잔소리와 꾸중에 집을 박차고 나가 가출도 한적이 있었습니다. 며칠뒤 들어오긴 했지만, 예전의 실력만큼의 수능성적도 나오지 않았고, A본인이 원하는 대학에도 갈수가 없을정도라, 아버지께서는 세무대학(전문대)에 입학을 권유해 들어갔으나 본인의 적성과는 맞지않는다며 휴학하고 군대를 갔다오고나선,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다시 수능공부를 하게됩니다. 고등학교때 방송반을 했던게 좋은 기억이 있어 미술공부를 희망하자 아버지는 반대하시고 마음에 들지않아 매일같은 잔소리를 퍼부으시면서도 결국 미술학원비도 대주시고 지원을 해주셨고, 결국 유명한 서울4년제 모대학의 연극영화과에 합격했습니다. 대학을 무난히 다니다가 스펙을 위해 인도와 유럽등 1년간 어학연수도 부모님께서 보내주셨고, 유학을 다녀와서 이제 4학년졸업반 될쯔음 A는 또 돌연 자기 적성과 맞지않는다며 여행다니는 가이드일을 배우고 싶다고 방황을 합니다. 얼마 안있어 항공사의 스튜어드를 하겠다며 또 마음이 바뀌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하며 여러 항공사에 지원을 하였으나 모두 떨어지고 결국 졸업후 1년동안 여기저기 전공과는 상관없는 여러 기업에 지원서를 내다가 29살쯔음 'H가구업체' 영업직에 취직이 되었습니다.

취직후 1년후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습니다. A는 평소 가족들에겐 심한 막말과 욕설을 하기도 했는데, 오히려 A의 사회에서 알게된 지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정말 착하고 듬직하고 성실하다는 등 그런 얘기를 듣게 되어, 부모님과 저 모두 A가 가족들에게는 함부로하고 남에게만 잘보이려 노력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저에게 올캐인 A의 아내와 얼마전 깊이 이야기를 해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A는 결혼을 하고 자신의 아내에게도 함부로 하고 아이를 돌보는 일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집에서 사소한걸로 쉽게 화내고 욕하고, 아내가 결혼후 출산전 일을 그만두었는데, 아이육아하고 있는 아내에게 돈이나 축내는 사람취급을 하고 심지어 자기 생일이나 아내 생일때도 본인의 돈이 들어가는거니 쓰지말라했다합니다. A는 영업직이라 주말에 쉴수없고 평일중 1~2일정도 쉴수있는데,  아이가 지금 3살인데 지금까지 한번도 가족과 함께 어디 놀러간적이 없고, 본인이 쉬는날은 오후늦게까지 잠만자다 저녁때 친구들만나 술마시고 새벽 3시넘어 들어오는 일이 많습니다. 회사에서 회식하는건 절대 빠진적이 없고, 심지어 여직원들 회식끝나고 들어가는데 택시비까지 쥐어준다합니다. 집에서는 돈으로 인색하게 굴면서 밖에서 본인 술먹고 인심쓰는건 막쓰고 다닌다니 기가막힐노릇입니다. 결혼하고 장인장모님 찾아뵌적이 한번도 없으며, 안부인사드리지도 않은데, 저희 부모님한테도 자기 필요할때 빼곤 전화를 거의 하지않습니다. 누나인 저에게도 평소 일하느라 바쁘니 전화하지 말라하고  어쩌다가끔 제가 문자보내면 답문을 주는 정도라 A와는 거의 소통이 불가하고 올캐와 한두달에 한번정도 연락을 하고 지냅니다. 최근엔 아이가 열이 40도까지 펄펄 끓는데 밖에서 술마시고 있어서 그걸 알고 부모님께서 얼른 들어와서 아이 병원에 데려가라 전화로 이르셨는데 한시간이 넘도록 들어오지않아 다시 연락하고, A는 술에 취해서 그랬는지 부모님께 오히려 상관하지 말라 막말을 하고 끊어버렸다합니다. 며칠전 부모님이 여름내내 어디 놀러가지도 못하는 손주가 안쓰러워 감기기운이 있었지만 데리고 놀고 오셨는데 그후로 더 이렇게 열나고 아픈거라며 부모님 탓만하고 본인이 아빠로서의 책임은 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올캐도 A의 이런 태도에 대화도 해보려해도 윽박만 지르고 대화가 전혀 되지 않아 포기하고 있다는 말에 속이 상합니다. 

A가 왜 이런 행동을 보일까 고민해보았는데, 사춘기때 아버지께서 혼내실때 많은 막말 (너 이렇게 말안들으면 집나가라 여기는 아빠집이다, 아빠돈이지 네돈 아니니 너 뭐하는데 지원안해준다하는등의 막말)을 하셨는데, 말씀은 험하게 하시면서도 경제적인 지원은 다해주셨었습니다. 그래도 그런 막말이 A에게 많이 상처가 되었을꺼라 짐작을 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부모님께서 지금까지 저희를 위해 정말 물심양면으로 고생하신걸 생각하면 도덕적으로 이렇게 하면 안된다생각합니다. 아버지께서는 정말 가족을 위해 한평생을 바치시고 주말도 가족과 함께 보내시는 가정적이신 분이셨는데, A는 자기 아내, 자기 아이에게조차도 너무 냉담한것같아요.

제동생 A가 아들로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본인의 책임을 다하고 바른 사람이 되게 하고싶은데, 일단 대화가 되질않으니 너무 힘듭니다. 어린 남자아이가 아닌 이런 성인남자의 태도도 변할 수 있을까요? 다큰 어른인지라 쉽게 변하기 어려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