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31 일산에서 하신 교수님 강연을 듣고 강연내내 정말 따뜻하신 말씀과 온화하신 표정에 큰 감명을 받았답니다.

입장하실때부터 예상 이상의 우아함과 패셔너블함에 압도당해 강의 내내 한말씀 한말씀 새겨들으며 푹 빠져들었습니다^^

요즘 사실 한동안 제 교육관을 바꿔야 하나 싶을 정도로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저는 항상 아이에게 '사이좋게', '차례차례', '두개가 있으면 한개는 하나도 없는 친구에게 나눠주어라' 이 세가지를 아주 중요시 가르쳤습니다.

거의 세뇌시킬 정도로 그러한 상황이 생길때마다 거듭 강조하며 알려줬지요.

그래서인지 제 아이는 이제 올해로 4살된 남자아이인데 어디서나 규율, 규칙 등을 잘 지키며 스스로 통제를 잘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너무 스스로를 억누르게 만든건 아닌지, 눈치를 많이 보는 아이로 만든건 아닌지 하는 고민도 들 정도입니다.

요즘 들어서 제 교육관이 무너지는 사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돌 갓 지난즈음부터 쭉 친구로 잘 지내던 친구녀석이 요즘들어서 이유도 없이 제 아이만 나타나면 도망가고 "나 쟤 싫어" 라는 말을 하고

밀치기도 하고 심지어 주먹으로 때리는 것도 보았답니다.

그러나 제 아이는 단 한번도 반박하지않고 제게 "속상해~" 라는 말만 할뿐입니다.

너무 속이 상한 저는 잠들기전 아이와 누워서 이야기 나누는 시간에 "그런데 지우는 같이 안때리더라?" 하고 물으니 "때렸어.." 라고 대답하여 제가 깜짝놀라 "엄마는 못봤는데?" 하고 대답하니

"살살.. 쪼금만 때렸어.... 쎄게 때려두 돼..?" 하고 물어보는게 아니겠어요?

그 순간 심장이 철렁하며 뭐라 대답을 하는게 맞을지 쉽게 말을 떼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다 "그럼 모두가 속상하겠지~?" 하고 대답을 해주니 수긍한듯 아무말도 하지않았습니다.

그후로 저는 머리속이 너무 복잡해졌습니다.

늘 참아라, 맞아도 참아라를 가르쳐야하는것인지 같이 때려도 된다를 가르쳐야하는 것인지..

밤새 심란한 마음은 쉽게 정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오히려 때린 아이 엄마의 반응이 대수롭지 않게 행동하는것이 기분이 상해 제 아이에게 "먼저 때리는것은 절대 안돼! 그러나 누군가가 너를 먼저 때리면 그때는 같이 때려도 돼" 하고 알려주었답니다.

항상 참으라고만 하기에는 지금 세상이 너무나 개인주의라 내 아이만 늘 당하고 살것같은 생각이 들었기때문입니다.

그후로도 다른곳에서 여러번 비슷한 사건들이 많이 있었으나 역시 제 아이는 반격은 커녕 늘 속상해 할 뿐입니다.

놀이방 같은 곳에서도 모르는 아이들이 단체로 자기들끼리 논다고 쿠션으로 벽을 막아버리고는 제 아이만 못들어오게 하는 등

어딜가나 정말 단 한번도 다른아이에게 밀치거나 뺏거나 소리지르는 등 미운행동은 절대 하지 않는 아이인데,

오히려 자기손에 먹을 것이 있으면 지나가는 모르는 아이에게조차 한개 주고 싶어하는 아이인데

요즘 시대는 어찌된 영문인지 저희아이는 나눠 주기만 할뿐 태어나서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얻어먹은 적은 단 한번도 없네요.

가끔 이런생각이 들때마다 나중에 커서도 혼자 베풀줄만 알다가 어디가서 당하고 사는건 아닐까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내가 그동안 잘못 가르쳤나 하는 생각이 들때쯤 교수님 강연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당장 도서관으로 달려가 교수님의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아, 내가 잘하고 있구나. 내 아이가 잘 자라주고 있구나'

역시 책 속에 답이 있었습니다.

지금 아이주변 또래들은 너무 어려서 이 아이가 얼마나 좋은 아이인지를 몰라 미운 행동들을 하지만

조금만 더 커도 내 아이가 인성이 바른 아이로 자라준다면 분명 주위에는 좋은 사람들이 따를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부터는 상담하고싶은 이야기를 좀 해볼께요^^

제 아이는 아직까지는 책을 참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시도때도없이 책을 읽어달라하는건 물론이고 자기전 침대에 누워 스탠드를 켜놓고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꼭 갖습니다.

그런데 어느샌가부터 많고 많은 책들은 다 마다하고 꼭 아이챌린지 교재만 보기를 고집합니다.

그 교재의 내용은 스토리보다는 인성, 생활습관, 수의 개념 등을 알려주는 교재라 사실 엄마 입장으로는 다양한 이야기들도 들려주고싶은데

꼭 자기전 책을 골라오라고 하면 아이챌린지 교재만 뽑아옵니다.

그러다보니 저도모르게 지겨워 "또 이거야? 다른책도 좀 보자~" 하는 소리를 하게 되고

그래도 꿋꿋히 그 책을 고집하니 때로는 제가 건성으로 읽어주게 되기도 합니다.

예전 동화책을 골라올때는 "3권만 골라와~" 했는데

아이챌린지 교재는 들려주는 내내 아이가 일일이 처음듣는것처럼 물어보고 한페이지 한페이지 읽을때마다 아이의 부가설명이 더 길어져 한권을 다 읽으려면 어떨땐 한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한권만 골라와! 딱 한권만!" 하고 두권 골라오면 한권은 돌려보내는 사태까지 생깁니다.

교재가 너덜거릴 정도로 읽고 또 읽는데 아이는 늘 처음 보는것처럼 재미있어 하는게 신기할 뿐입니다.

그러다보니 예전에는 저도 다양한 책을 많이 사주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책조차 사지않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그 책을 자기 스스로 완전히 마스터 했다고 생각될때까지 보는 성향이 있다고 들은적은 있긴하지만 몇달째 같은책만 돌려보는 이 아이가 다른 다양한 책들도 두루두루 보게 하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물론 같이 도서관 어린이자료실에 가면 제가 먼저 "이제 그만 가자"고 얘기할 정도로 몇시간이고 앉아서 이책 저책 다 읽어달라고 할만큼 책을 좋아하긴 합니다.

그냥 스스로 다른책에 관심을 가질때까지 기다려주는게 맞을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연으로 교수님 처음 뵙고 진심으로 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작가님들 강연에 가기전 꼭 그 작가님의 책을 읽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전에는 강연하시는 분이 누군지도 정확히 모른채 강연의 제목만으로 매력을 느껴 강연을 선택해서 가곤 했는데

교수님 강연을 들은 후로는 아는만큼 보이고 아는만큼 들린다는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게 기본 에티켓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좋은 강연 해주신만큼 많은 여운이 남는 값진 시간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