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년에 강의를 들은 수강생입니다.
강의중에 힘들고 답답한 일이 있으면 상담을 해주신다는 말씀이 떠올라 이렇게 답답한 마음 남겨봅니다.
고3, 초등 5학년 두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남자 아이들임에도 온순하고 착한 아이들인데... 학습적인 부분과 사회성 발달이 다소 미숙합니다.
가족의 스토리를 말씀드리면, 울산이 고향인 저는 서울로 시집을 오면서 첫째를 낳고 6년간 지내다 불안정한 수입과 다양한 이유로 친정이 있는 울산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안정감이 들자 둘째가 생겼고, 큰 아이가 중학교 입학을 맞춰 다시 서울로 오게되었습니다.
서울에 오자마자 코로나가 터졌고, 잘 적응할 줄 알았던 큰 아이는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집에서 혼자 온라인으로 학교를 가게 되었고, 핸드폰을 많이 보던 아이는 저녁에 몰래 잠을 안자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키가 지금의 키로 아이는 더이상 몸도 마음도 자라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일을 한다는 이유로 늦게까지 통제하지 못하였고, 학교 일과도 스스로 하기를 바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중학교 2학년 2학기무렵 대면수업으로 전환이 되었고, 친구가 없던 큰 아이는 조금씩 고립되어 현장학습을 가더라도 혼자 돌아다니기 시작했고, 중학교 3학년때 더 위축된 모습을 보여, 상담소를 찾아가 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때까진 그래도 공부는 기본적으로 해야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책도 많이 보고, 학원도 다니며 시험공부를 하기도 했으니까요
공부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학군지 보다는 자유로운 곳으로 배정이되었고, 고등학교가서 환경이 바뀌고 친구가 생기면 괜찮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고1때 조금 나아지다가 고 2 중간고사이후 아이의 멘탈이 완전히 무너지는게 보였습니다. 학원 선생님도 아이가 수업시간에 자꾸 잔다고 전에도 종종 멍하게 있다가 잔다는 말을 하긴 했지만, 분위기가 많이 바뀐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학원을 끈기를 원했고, 그 후부터는 시험을 봐도 읽지도 않고 그냥 찍고 잔다고 합니다. 정신과를 다니며 약을 먹기 시작했고, 고3이 되는 시기에 너무 졸려하고, 무기력해보이기까지 합니다. 학교에서도 잠만자다가 온다고... 본인이 원해서 입시미술을 시작했지만, 그마저도 4시간 앉아있기 힘들다고 합니다. 얼마전에는 경찰에 전화가 와서 아이가 자살시도예시 글을 쓰고 오픈채팅방을 나왔다고, 아이를 확인해야한다는 전화까지 받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없습니다. 이제 제 말은 듣지도 않고, 눈에는 초점이 없습니다. 집에 오면 누워서 핸드폰만 보고, 밤에는 보지 말고 자래도 아무래도 몰래 보다 늦게 자는 것 같습니다.
아빠도 친구가 없는 아이를 위해 그래도 관심있는 게임도 PC방 가서 같이 해주고, 부모상담도 다니면서 노력하고 있는데, 더 당당하게 침대에 누워 핸드폰만 보는 모습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우울증 약을 먹다가 최근에 선생님이 ADHD약으로 바꾸었습니다. 약을 이렇게 먹는데도 자꾸 누웟 잠만 자려하고 게임과 핸드폰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어제는 단호하게 핸드폰은 엄마에게 주고 자라고 규칙을 정했습니다. 몇 번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를 했어서 걱정이 되긴 하지만, 이번에는 오랫동안 지킬 수 있길 스스로 다짐 해봅니다
둘째도 이제 5학년인데 형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대부분 불만 섞인 비교입니다. 왜 형은 공부 안하는데 나만 하냐, 나는 왜 핸드폰 못보냐 따로 둘째에게도 형의 상태를 얘기했지만, 막무가내입니다.
우리 큰가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부모로써 잘못한 일만 떠오릅니다. 좀 더 현명했더라면, 좀 더 살뜰히 봐줬더라면, 잔소리는 안했더라면... 지금이라도 우리 아이가 달라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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