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이도 더운 건 싫어한다고요”

친정엄마가 근처에 계셔서 육아를 도와주세요. 큰 충돌은 없지만 정말 사소한 걸로 의견 충돌을 빚을 때면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특히 여름만 되면 온도 차이로 인해 갈등이 심해져요. 저는 아이를 시원하게 재우려고 선풍기를 아주 약하게 틀어놓으면 친정엄마는 선풍기 끄고 이불까지 덮어주세요. 결국 아이는 자다가 더워서 잠에서 깨어 칭얼대기 일쑤죠. 매번 여름만 되면 일어나는 갈등이에요. 친정엄마는 어른 몸과 아이 몸의 온도가 같은데 제가 유별나게 구는 거라 타박이시죠. 아주 별 것 아닌 사소한 일로도 감정이 상하니 정말 제가 유별난 건지 잘 모르겠어요. (3세 여아를 키우는 주부 K 씨)

아이의 잠자리에 선풍기를 틀어주느냐 끄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두 분의 소통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어요. 말이 통한다는 건 ‘네 생각을 존중한다는 것’이 전제가 된다는 건데요.

“애도 더워요. 엄마, 쟤 땀 흘리는 거 봐.”

“선풍기 끄면 애 자다가 꼭 깨서 칭얼거리잖아.”

하고 엄마에게 항의하거나 따지듯 얘기하는 건 아닌지 살짝 궁금해지네요.

혹시 지금 엄마는 ‘우리 친정 엄마 잘못된 육아방식(사고방식)좀 고쳐주세요..는 아니겠지요^^ 그런 마음이면 엄마는 엄마대로 사소한 일로 계속 감정상하고, 친정엄마는 ‘내 딸이지만 유별스럽다’며 또한 힘드실 거예요. 그럼 선풍기 건이 아니라 다른 문제들이 갈등 요소로 줄줄이 나오게 돼요.

이렇게 해 보세요.

TIP 1.

1. 두 분의 마음은 아이를 아끼는 마음에서는 같다는 걸 인정하기

2. 친정 엄마가 아이를 덥게 하겠다는 마음은 없다는 것 인정하기

3. 친정엄마를 고치겠다는(틀렸다) 마음을 내려놓기

위 1,2,3을 전제로 대화를 해야 합니다.

우선 말투를 점검하고 말투도 ‘엄만 애도 더워’라는 퉁명스런 태도는 아닌지 살펴보세요.

엄마는 선풍기 켜고, 친정 엄마는 선풍기 끄고... 그 사이에 아이는 깨서 칭얼거리고 두 분은 그것 놓고 또 마음 대립하는 말을 주고받다 보면 아이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쳐요.

이건 선풍기 문제로 아이가 땀 흘리느냐 아니냐의 문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큰 문제지요. 아이의 성장과 발달을 저해하니까요. 친정 엄마를 대하는 딸의 태도를 거울 보며 잘 점검해보시면 어떨까요. 대안과 절충안을 제시하되 부드럽고 상냥한 말투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TIP2. 친정 엄마께 의견 여쭙기

"엄마, 애 땀나서 깨잖아" ---- 따지고 가르치는 말투 NO!

“엄마, 선풍기 안 켜면 애가 땀나서 깨는데 어떡할까요?” -- 의견 여쭙는 말투 YES!

TIP 3. 의견이 부합되지 않으면 절충안 내놓기

“엄마 배만 덮어주고(가벼운 이불 덮어주고) 타이머 조절하면 어떨까요?”---친정 엄마가 결정하도록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