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잘 안 먹어 약해요.

“안 먹으면 밥상 치운다. 너 배고프다고 울어도 엄마가 밥 차려줄 줄 알아?’

요즘 제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인 것 같아요. 정말 하루 종일 굶겨 봤는데도 결국은 안 먹어서 저희 부부가 손들어 버렸어요.

저희 시어머니는 애 비쩍 말랐다고 걱정하시면서 “따라 다니면서라도 먹여야지 무슨 교육은 교육”이냐고 그러세요. 하지만 제 생각엔 여섯 살이면 알아서 먹어야 하는 게 맞고 아무래도 학교 가기 전엔 꼭 바로 잡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새해가 시작되었으니 이제 일곱 살이고 곧 학교도 가거든요. 정말 걱정이 많아요. - 7세 남아를 둔 부모님

자녀의 양육에 있어 가장 큰 관건 중 하나가 바로 ‘먹는’ 문제이고 ‘먹이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식탁에 앉아 의젓하게 정해진 양만큼 뚝딱 잘 먹을 수 있을까요? 초등 고학년만 돼도 ‘없어서 못 먹을 정도’가 되는 사례가 많지만 상담을 해 오신 엄마의 경우,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었다면(유아교육 기관을 앞두었어도) 식탁 앞에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잘 지도해야할 것 같습니다.

하루를 잘 관찰하자

“지금 안 먹으면 밥 치운다.” “이따가는 안 줄 거야!” “하나, 둘, 셋.... 정말 안 먹을 거야?”

그러다가 이 때쯤이면 소리 지르고 화내면서 아이 울면서 밥 먹게 하거나, 밥그릇 들고 아이한테 다가가지요. 만약 엄마가 이런 풍경이 익숙하다면 지금부터 바꿔야 합니다. 치운다고 했으면 치우세요. “내가 못살아” 한다든가...“이따 달라고만 해 봐라” 하지 말고 그냥 “치운다”고 아이에게 전달되도록 한 후 조용히 치우세요.

밥 그릇 들고 아이한테 갔었다면 과감히 멈추세요. 엄마아빠 식사 천천히 잘 한 후, 식탁 정리 하면 됩니다. ‘온갖 방법 다 써봤는데 소용없다’고 하지만 정말 ‘제대로 실천’했는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아이가 먹을 양을 아이가 결정하게

아이 : “(칭얼칭얼) 너무 많아.”엄마 : “이게 뭐가 많아?”

옆에서 누가 심판 봐 줘야 할 정도로 매 식사 때마다 아이와 ‘밥 양’을 놓고 실랑이 벌이지 말고 아이한테 빈 그릇 주고 먹을 양을 정하게 하세요. 연령별로 질문을 달리하면 좋습니다. 만약 3세 미만이라면 “몇 숟가락 먹을 거야?”라는 ‘열린 질문’은 불필요합니다. 단답식을 주세요. “열 숟가락? 아니면 세 숟가락?” 이런 말도 안 되는 질문이 효과적일 거예요. 아이의 답은 뻔하지요. “세 숟가락!”

그 때, 놀라는 표정을 보이며 “어머, 세 숟가락? 너무 적지 않을까?” 하면서 세 숟가락을 좀 넉넉한 세 숟가락으로 덜어 주세요. 이러면 아이는 밥 먹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 즐겁게 먹을 거예요. 아마 먹다보면 아이의 숟가락으로는 열 숟가락 정도는 될 테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를 하니 투정하지 않을 거구요.

하지만 아이가 5세쯤 되면 엄마의 속을 들여다 볼 수 있으니 뻔하게 속이 보이는 타협은 안 통할지 몰라요. 이 시기엔 ‘아이 스스로 먹을 만큼 밥그릇에 담기’를 권합니다. 아이에게 자율성을 주세요. 아이 스스로 선택해서 먹는 음식엔 아이 스스로 책임을 질 겁니다. 혹시 조금 적게 느껴지더라도 억지로 더 권하지 마세요. 억지로 먹으면 안 먹느니만 못해요. 아이도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 먹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