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Q&A "또 맞고 왔어?"

정말 속상한 게 애 맞고 들어오는 일인 것 같아요. 우리 애는 여섯 살 제 또래보다 체구가 좀 작아서 더 속상하거든요. 애가 맞고 들어오면 애 아빠는 저보다 더 흥분해서 애 좀 잘 먹이라고 난리예요.

“가뜩이나 작아서 걱정인데 잘 먹여. 그리고 너도 대들어 때려 인마. 당하지 말고.”

애 아빠한테 그런 말 하면 안 된다고 했다가 저도 한 마디 들었어요.

“그럼, 맞고 가만있으라는 게 더 교육적이야?”

잘못하다가는 부부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고.... 솔직히 이런 생각 하면 안 되는 건 알지만제 속마음도 맞는 것보다 때리는 게 더 속편할 것 같기는 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이가 맞고 온 날, 두 번 아프게 하는 엄마

아이가 친구에게 맞거나 상처를 받아 돌아왔을 때, 엄마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아이의 속상한 마음을 달래주는 것이 우선이죠. 그런데 머리로는 잘 알지만 이게 잘 안 됩니다. 속상함에 욱, 하고 화가 치밀기 때문입니다.

치미는 화를 참느냐, 참지 못하느냐가 좋은 부모와 그렇지 못한 부모를 가르는 관건입니다. 사실 우리 아이를 때린 아이도 ‘욱’하는 것을 참지 못해 그런 것 아닌가요.

“왜 바보 같이 맞고 와?” 라며 ‘말로 아이를 때리는’ 엄마도 있습니다. 맞은 것도 아프고 화나는 데 ‘바보’라는 말까지 듣는다는 건 아이를 더 아프게 하는 일이죠.

‘내 아이 맞고 들어왔을 때’ 대처하는 엄마의 지혜가 아이에게 세상사는 지혜로 전해집니다.

놀부형 엄마? 방치형 엄마?

‘우는 애 매 때리기’는 놀부의 심술이야기 대목입니다.

화나고 속상한 나머지 엉덩이 툭 때리며 “이 바보야. 맞고나 다니고. 네 동생한테는 죽자하고 이기면서 왜 밖에서는 당하고 와.” 하며 아이에게 화풀이를 하는 놀부형 엄마는 아닌가요? 그러고는 “내가 너 때문에 못살아”하며 엄마의 기분만 토로할 뿐, 정작 아이의 설움도 상처도 보듬지 않는 ‘방치형 엄마’는 아닌지요.

무조건 위로? 자초지종도 알아야 합니다.

아이 기 죽일까봐 무조건 위로할 일도 아닙니다.

영유아기는 자기중심적인 인지 발달 단계이기 때문에 ‘나’를 중심에 놓고 좋고 싫고, 선악의 구별을 합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자기보호본능을 앞세우죠.

“내가 안 그랬는데 걔가 나 밀었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 너는 안 그랬는데 친구가 그냥 밀었어?”

“응, 그래서 다쳤어.”

“그 친구는 다치진 않았어?”

여기까지 진도가 나가야죠. 그래야 다음 이야기가 나옵니다.아이 : 걔도 다쳤어.

엄마 : 왜 다쳤을까?

아이 : 나도 때렸어(혹은 몰라).

이렇게 대화를 하다보면 아이도 마음 정리가 되며 어떻게 할지, 무엇이 옳고 그른 일이었는지도 자연스레 알게 됩니다.

주의할 점은 아이 앞에서 상대 아이 부모 혹은 교사에게 콤플레인 성 전화를 받거나 하지 않아야 하는 거죠. 자칫하면 상대 아이나 교사에 대한 서운함과 비난을 하게 되어 아이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거든요. 필요한 경우 아이가 없는 자리에서 흥분을 가라앉히고 전화를 해서 사건의 전말을 이해하는 게 좋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로운 엄마

아이가 ‘맨날맨날’ 맞고 오지 않길 바란다면 아이가 맞고 왔을 때가 기회입니다.

누군가를 해치는 일 - 그것이 밀치는 일이든, 꼬집는 일이든, 나쁜 말을 하는 것이든 - 절대 하면 안 되는 일입니다. 그것을 가르치는 분이 부모니까요. 올바른 가치관을 가르치는 일은 ‘인성교육’의 으뜸이지요.

속상한 나머지 분노조절 하지 못하고 아이를 윽박지르거나 화내는 엄마에게서 아이는 ‘분노폭발’을 배울 뿐입니다. 더 공격적이거나 주눅이 들겠죠.

화나고 속상하지만 엄마의 감정을 다스리는 게 먼저입니다. 맞은 건 지난 상황이고, 지금은 현명한 해결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엄마의 지혜는 위기에서 더 발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