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 좀 하자고 하면 ‘왜요?’하는데요. 완전히 습관성이에요. 분명한 건 궁금해서 하는 질문은 아닌 것 같다는 거죠.”- 5세 여아를 둔 엄마
“이것 좀 하자 하면 대뜸 ‘싫어!’ 하고 대답을 하는데 정말 화나요.”- 4세 아이의 엄마
“생각도 해 보지 않고 준비됐다는 듯 들려오는 ‘싫어’라는 아이의 대답은 부모의 권위에 대한 도전 같아요. 그러니까 순간 화가 치미는 거죠.” - 7세 남아를 둔 아빠
“00야, 부르면 ‘네, 엄마’ 하고 달려오면 좋으련만 “왜요?” 하고 왜 부르냐는 듯, 그것도 멀리서 큰소리로 “아, 왜요”하는 아이. 정말 내 아이지만 싫을 때가 있습니다.
말 배우는 돌 무렵엔 “엄마, 맘마”에도 기뻐서 활짝 웃었고 어떤 말이라도 하면 그저 좋았는데 두 돌 무렵부터 시작된 ‘아냐’. ‘싫어’ ‘안 해’라는 말에 부모님들이 아이와 실갱이를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부모님도 이런 말을 가장 많이 하죠.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아이는 정말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는 걸까요? 그리고 말대답은 어쩜 그리 꼬박꼬박 하는지 내 자식이지만 솔직히 싫을 때도 미울 때도 많습니다.
“왜요?”도 듣기 거북한데 “아...왜요?” 하는 내 아이
그냥 왜요. 하는 것도 못마땅한데 아이가 앞에 짜증 섞인 발어사를 넣어 ‘아..왜요’하면 성격좋은 부모라도 그냥 웃어넘길 수는 없습니다. “‘아..왜요가’가 뭐야. 엄마가 말하는데” 이런 멘트가 자동으로 나올 수밖에 없지요. 그럴 땐 이런 반응은 어떨까요? “아, 왜냐면”하고 이유를 말하는 겁니다. 상황극을 해 볼까요?
“00야!” 하고 아이를 부르자 “아~ 왜요?”하고 짜증스럽게 대답한다면 “아, 왜요..가 뭐야” 하고 맞대응하며 화내지 마시고 “응, 왜냐하면 네가 숙제를 다 마쳤나 궁금해서 불렀어”하고 용건을 정확히 말하는 것이지요.
그렇잖으면 엄마가 아이를 부른 용건은 천리만리 달아나고 아이의 반항적 말투와 씨름하게 됩니다. 소위 부모와 아이의 말싸움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분명 용건 있어 부른 것이고, 싸우자고 부른 건 아닌데 말이죠.
부모의 말(내용)은 바이블 같으나 전달하는 방식은 혹시 강요와 비난
“왜요?”라고 따지며 반항하듯 되물어도 당황하거나 화내지 마시구요. 차분하게 용건을 얘기해 주세요.
“왜냐하면... 네가 세탁물을 그냥 던져 놓아서 얘기 좀 하려고 불렀지”“왜냐하면.... 정리를 해야할 것 같아서 너를 불렀지.”
이렇게 용건을 말하는 겁니다.
“싫어!” 라는 대답을 습관적으로 하는 아이라면 “정리하기 싫구나(아이 감정 인정) 하지만 정리는 해야 해(행동 수정)”하고 말합니다.
“싫긴 뭐가 싫어. 실컷 놀고는 정리하기는 싫다는 게 말이 돼?” 라고 한다면 엄마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아이는 부모 말에 순종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엄마가 윽박지르고 비난했다고 생각하거든요.
멘토 같은 부모가 답이다.
아이는 좋아하는 사람의 말을 잘 들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부모가 되는 것이 먼저입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훈계할 일도, 가르칠 일도, 듣기 싫어할 말을 할 일도 많습니다.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 쓴소리도 필요한데 이조차도 아이에게 잘 전달되기 위해서는 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먼저예요. 아이와의 관계를 돌아보세요. ‘왜 말을 안 들어’가 아니라 안 듣는 이유가 있을 거예요.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알아주었나요? 아이에게 끌려가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아이와 충분한 교감을 나누었나요? 아이가 부모를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부모님이 자신에게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말씀을 귀담아 들을 거예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부모님이 아이에게 요청하고 지시하는 대로 평소에 모범을 보이고 실천하는가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사람의 말을 잘 듣지요. 좋은 책 한 줄에서 인생의 지침을 찾은 경우도 존경이 밑바탕이 됩니다. 존경은 우러나오는 것이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에게 솟는 마음이지요. 부모님을 존경하는 자녀라면 ‘아냐, 싫어’ 라는 말을 줄이려 노력할 겁니다.
아이에게는 “TV 그만 봐”하면서 부모님은 정작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습관처럼 TV켜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지. 아이에게 “정리정돈 잘하라”고 하면서 아빠는 세탁할 옷 아무데나 벗어놓아 아내와 다투지는 않는지요.
지금도 “왜요?” “안 해” “싫어‘를 반복하는 내 아이라면 아이 버릇 고치겠다고 작정하며 아이와 다투는 대신 부모님을 돌아보는 것이 현답입니다. 아이에게 말하는 대로 부모님이 평소에 실천하는 것, 아이에게 멘토 같은 부모님이 되시면 좋을 듯합니다.
홈 > 커뮤니티 > 육아 Tip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