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가 어떤 기사를 봤는데.. 거기에 이런 질문을 해놓았더라고요. “당신은 완벽주의 부모인가요?”

글쎄요.. 과연 완벽하다고 말하는 부모는 몇이나 될까요?

마 완벽주의 부모냐는 질문에 오히려 부족한 게 많은

부모라고 답할 거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엄마가 되면

완벽해지려는 본능이 생기는 것 같다. 누구보다도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인데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알아차려서 문제를 해결해 주고 싶고, 뭐든지 다 해주려는 엄마 마음이 완벽주의 부모를 추구하게 한다.

엄마는 만능해결사가 아님에도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려고 하고, 뭐든 다 해주고 싶고, 그렇지 못하면 좌절감과 죄책감을 갖는다. 그러다 아이가 부모 성에 차지 않는 일이 생기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2) 완벽주의란 말부터 상대를 옥죄는 느낌도 들어요. 아이 입장에서도 원하는 부모는 아닐 것 같아요?

완벽주의 부모는 무슨 일이든 완벽하게 해내는 부모가 아니다.

완벽하다면 문제가 안 된다. 오히려 완벽할 수 없는 데도 안간힘을 쓰는 부모다. 부모 자신에게만 완벽한 잣대를 대면 그나마 부모만 괴로우면 되는데 문제는 이 잣대를 아이에게 들이대는 것이다.

어른인 부모도 완벽하기가 불가능한데 불완전한 아이는 엄마의 기대에 미칠 리 없다.

그러니 더 통제하려하고 엄마의 통제 안에 들어오지 않으면

걱정 근심이 한 수레다. 아이는 숨이 막힐 수밖에 없다. 움츠러들고 눈치꾸러기가 된다.

3) 아이도 힘들고 엄마도 힘든 완벽주의 부모가 되려는 엄마..그러니까 더 잘하고 싶어서 타인의 기준이 곧 부모의 기준이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잘 하고 싶고, 잘 키우고 싶은 부모는 육아용품에서 교육기관에 이르기까지 아이와 관련된 모든 것을 선택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조언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형편과 상관없이 비싼 제품을 구입한다든가, 비싼 교육비를 지출하는 것도 이와 유관하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싶고, 육아에 대해 자부심도 가지며 완벽함에 대해 보상 받고 싶은 심리도 작용한다.

내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한다든지 아이의 수준에 맞지 않는 많은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아이가 따라와 줄 리 없다. 엄마는 엄마대로 힘들고 아이는 아이대로 힘들다.

4) 지금 우리 사회가 육아는 오롯이 부모의 몫인 경우가

많잖아요. 이런 현실이 엄마에게 육아 완벽주의를 강요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일인 것 같아요?

 대가족에서 아이를 키우는 경우는 그래도 낫다. 하지만 육아 경험이 전무한 초보 엄마는 외롭게 아이를 키워야 한다.

모르면 더 두렵고 걱정이 많게 된다.

그나마 남편이 늦게 퇴근하면 엄마 혼자 육아를 감당해야

한다. 오죽하면 홀로 육아를 담당하는 엄마들을 일컫는 ‘독박육아’

라는 자조 섞인 신조어가 나왔을까.

아빠의 육아 참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여전히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부부가 맞벌이를 하더라도

육아나 살림만큼은 여전히 엄마에게 지워진 현실에서 이런 완벽한 엄마로 만들어가는 경우가 있긴 한 것 같다.

어떻게 키우는 게 잘 키우는 건지....에 대한 기준도 완벽주의 부모를 요구하는 것 같다.

아이가 최우선이어야 하며, 아이 옆에 대기해야 하고, 등하교 시간에 맞춰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하며, 화를 내서도 안 되고, 모든 것을 다 해주어야 하는 부모가 좋은 부모 같다.

‘알파맘’, ‘골드맘’, ‘잔디깎이맘’, ‘스칸디대디’ 등으로 표현되는 신조어들도 부모들을 완벽한 부모가 되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 같다.

5) 그래서 ‘수퍼맘 증후군’이란 말도 있다면서요?

아이에게 완벽한 부모가 돼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수퍼맘’은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는 미국 미시간 대학 연구팀의

연구가 있다. 수퍼맘은 자신이 완벽하길 원하는 만큼

아이도 완벽하게 행동하길 원한다는 것....

연구팀은 “공공장소에서 우는 아이를 조용히 시키고,

심한 장난을 치는 아이들을 얌전하게 하는 데 압박을 느끼는

여성은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남들이 자신을 좋은 엄마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을 쓰게 되며 우울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는 거다.

물론 이 연구결과를 오해하진 않았으면 한다.

공공 장소에서 아이를 아이 마음대로 하게 두라는 얘기와는 구분되는 거다.

이 경우에는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한 경우, 즉 앞에 얘기한 것처럼 남이 추천하는 용품, 남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의 연장으로 아이를 통제하고 “이만하면 저 잘 키우는 엄마죠?”라는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엄마를 말하는 거다.

6) 육아 완벽주의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다.

실수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노력하는 부모들이 있는 것이다.

완벽하려 할수록 육아가 더 꼬인다. 왜냐면 육아가 더 비장해지기 때문이다. 엄마가 비장하면 웃을 수가 없다. 웃지 않는 엄마의 아이가 어떻게 아이답게 잘 자라겠는가. 할 수 있을 만큼에서 최선을 다하고 실수와 실패를 했을 땐

“그렇지 뭐” 할 수도 있어야 한다.

“애가 말 안 들을 수도 있지 뭐.”

“엄마도 실수할 수도 있지 뭐.”

하며 이해하고 엄마가 실수했으면 사과하면 된다.

저는 늘 말한다. 좋은 부모는...좋은 사람이다. 좋은 엄마가 되려는 노력을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전환하면 부모 자신이 근사해지기 때문에 오히려 완벽주의 육아를 추구하지 않아도 아이가 잘 크고.. 잘 키울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부모는 완벽할 수 없다.

때로 화내고, 사과하고, 소리치고, 미안해하고, 못해줘서 미안한...인간적인 엄마들이 대부분이다. 엄마가 부족하다면 아이는 오히려 인간적인 여백이 있는 엄마로 볼 거다. 아이가 그렇게 볼 거라 믿고 편안하게 키워보자. 우리에겐 부성과 모성이 있어.. 편안하게 키워도 절대로 대충 키우지 않는다. 조금만 편안하게 여유를 가져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