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교수님~ 이번에 아주 재미있는 동화책을 내셨어요?
『“맷돌, 어이가 없네! 』 제목이 참 귀여운데요^^ 어떤 내용인지도 궁금해요?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의 ‘으뜸책’에 선정된 『맷돌, 어이가 없네!』는 엄마, 아빠, 아이가 함께 읽고 즐기는 동안 자연스럽게 우리 전통문화에 담긴 옛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에 대해 생각하고 배울 수 있게 구성됐다.
고모의 결혼식 음식 준비를 위해 가전제품들이 열심히 작동되고 있는데 정전이 되고, 이런 난감한 상황을 전통 생활 도구들이 등장해 해결한다는 스토리다. 자칫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 요소들 대신 아이들이 푹 빠져 읽을 수 있는 유쾌하고 기상천외한 사건의 반전을 담았다.
Q2> 그래서 주인공이 ‘어이’를 감추죠? 동화 덕분에 맷돌이 뭔지, 어이가 뭔지 알게 됐어요^^
맷돌 손잡이가 ‘어이’다. 우리가 말하면서 논리에 안 맞거나 어처구니가 없을 때 ‘어이가 없네’한다. 맷돌에 손잡이가 없으면 사용 못하듯 말에 논리가 안 맞으면 말의 쓸모가 없어지는 이치다. 우리 일상에서 이미 맷돌과 맷돌 손잡이 관계를 잘 응용하고 있다. 모 영화에서 주인공이 ‘어이가 없네’란 대사를 한 적도 있어서 우리 대학생들은 거의 알고 있더라.
맷돌 손잡이 ‘어이’를 감추면 음식도 못 만들고 그러면 좋아하는 고모가 시집을 안 갈지도 모른다는 주인공의 동심도 웃음을 자아내는 등 재미있게 읽으며 떡시루, 절구, 맷돌, 가마솥, 키 같은 우리 전통 생활 도구들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아이들에게 즐거움과 배움을 모두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려주는.. 전통문화 그림책이다. 앞으로 계속 다양한 전통을 소재로 발간될 예정이다.
Q3> 교수님~ 전래동화가 있고.. 지금 쓰시는 것은 전통동화잖아요? 이게 어떻게 다른가요?
전래동화는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구전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나라의 <흥부놀부> <콩쥐팥쥐> 같은 작품들이 전래동화다. 지은이가 없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다가 채록되어 문자화된 것이다.
우리나라에만 전래동하가 있는 게 아니라 <신데렐라> <백설공주> 등 프랑스와 독일의 전래동화도 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와서 ‘구전口傳’이라는 말도 사용한다.
또는 전해져 오는 이야기라서 ‘전래’이야기라고도 한다. 가장 큰 특징은 누가 썼는지 모르고, 지은이가 없다. 즉 창작이 아니라 전해져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 중에서 아이들의 수준에 맞는 것을 골라 다듬은 것을 ‘전래동화’라고 한다. 즉 옛날이야기다.
이번 전통문화 동화는 전통에 관한 것을 소재로 하여 쓴‘창작동화’다. 즉 전통문화를 소재로 창작한 동화다. 정리하면 전통문화를 동화로 창작해서 그림책으로 발간한 것이다.
Q4> 전통문화 그림책 시리즈는... 한국 최초의 밀리언셀러 소설이죠? <인간시장> 의 김홍신 작가와 함께 작업하셨다고 들었는데요.
대학시절부터 제 멘토셨다. 그 시절, <인간시장>이 인기였고 베스트셀러에다 우리나라 최초의 밀리언셀러 작가님이시다.
그분과 언젠가 ‘동화’를 쓰자고 약속했는데 바로 마음을 합친 게 ‘전통에 관한 동화’였다. 좀 전에도 설명했듯 전래동화는 전해오는 옛이야기지만 편수도 많지 않고 소재 면에서도 다양하지 않다. 곶감, 호랑이, 은혜, 계모, 권선징악...
하지만 우리 전통소재는 무궁무진하다. 농기구, 집지킴이, 한옥이야기, 각종 떡, 명절, 한복, 항아리, 장독, 전통음식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거다.
이런 소중한 전통을 살아 숨 쉬게 하는 것이 바로 동화로 쓰는 일이었다. 제가 부모교육을 하면서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다양한 소재의 책을 읽어주고 싶다는 열망도 알고 있고, 아이들이야말로 우리 것에 대해 알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게...그런 면에서 김홍신 작가님이 흔쾌히 동감하고 공동 집필을 하게 되었다.
의미 있는 일을 하게 되어 두 사람 모두 기쁘다. 김홍신 작가님도 전통문화 그림책을 시리즈로 작업하고 출간하는 일이 매우 보람 있다고 하신다.
Q4-1> 이 시대의 부조리한 곳을 파고들던 날카로운 작가분이..
어떻게 아이들을 위한 동화에 빠진 건지도 궁금한데요? ^^
날카로움 가운데 따뜻함과 유연함을 갖춘 분이 김홍신 작가님이시다.
김홍신 작가님은 아들에게는 이런 걸 읽혀주고 싶다 해서 삼국지를 쓰셨고.. 손자에게는 동화가 맞는데 어떤 동화를 쓸까 하다가 마침 우리가 쓰고 싶었던 전통에 관한 동화가 제격이다..하신 거다.
우리 전통문화를 창작동화로 만들면 어른들의 삶, 할아버지의 삶, 과거의 삶을 나중에 느낄 수 있지 않을까,,생각하셨다고 한다.
손주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를 자분자분 써내려가니.... 작가님 손주가 우리책의 애독자다.^^
Q5> 전통문화 그림책 시리즈..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 책이라고요?
전통문화 동화 시리즈는 『맷돌, 어이가 없네!』외에도 집지킴이 이야기를 담은 『우리 아이가 없어졌어요』 놀이 동화, 『물렀거라, 왕딱지 나가신다』 한복에 관한 이야기 『우리 옷 고운 옷 한복이 좋아요』 명절 풍속을 담은 『추석에도 세배할래요』가 출간되었다.
Q5-1> 물렀거라, 왕딱지 나가신다... 는 딱지치기 얘긴가 봐요? ^^
딱지치기 얘기다. 어렸을 때 딱지치기 했던 기억도 있을 거다.
달력으로 접기도 하고.. 찢어서는 안 될 공책이나 책을 찢어서 쓰다가
부모님한테 꾸중도 듣고.. ^^ 딱지 치다 잃으면 억울해서 울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딱지를 딸 수 있을까 엄청 연습도 했다. 이세돌 선수가 바둑 복기하듯^^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딱지는 문구점에서 구입한다.
캐릭터 그려진 플라스틱 딱지다.
그런데 딱지치기는 딱지를 친다는 놀이에서도 의미와 가치가 있지만 직접 접는다는 데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소근육 발달이다. 정교하게 접는 과정에서 소근육 발달도 되지만 상대방 딱지를 젖힐 수 있게 만들어야 하기에 생각하며 접는 과정에서 창의력이 생긴다.
그냥 딱지치기 놀이 같지만 이렇게 많은 의미가 들어있는 것이다. 이런 것이 부활되어야 아이들이 건강한 놀이를 통해 창의력도 높아진다.
Q6> 그런데.. 교수님~ 요즘 아이들은.. 플라스틱 딱지 놀이를 할 시간도 없이.. 학원가고.. 과외하고.. 정말 하루 일과가 바쁘잖아요?
몇 년 전 경찰에서 어린이 교통사고가 줄었다는 통계가 있었다.. 저도 김작가님한테 들었는데 전적으로 동감해서 인용해 본다.
CCTV나 블랙박스 덕도 있지만 어떤 엄마의 인터뷰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우리 아이가 교통사고 날 시간이 어디 있냐.... 그만큼 공부에, 학원에 매달려서 사느라 아이들이 골목에 나와 놀 시간이 없는 거다. 선진국에서는 아이들을 놀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아이는 직업이 노는 거다.
덧붙여 말씀드리면 놀이가 없으면 아이들의 세계가 좁아진다. 아이들은 놀이가 공부고 전부다. 놀이를 통해 친구와 어울리는 법을 매우고, 규칙을 익히며 사회성, 문제해결력, 실패와 도전 등을 배운다. 학교와 교과서로는 가르칠 수 없는 엄청난 가치다.
Q7> 이런 면에서.. 놀잇감을 직접 만들고, 같이 어울리는 우리의 전통놀이가..공동체 문화도 형성하고.. 참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핍이 창의력을 낳는다. 우리 아이들은 이미 태어나면서 수많은 공산품 속에서 둘러 쌓여 자랐다. 일명 교구라는 것들인데 ‘웰 메이드’다. 비싼만큼 재료에서 아이들에게 학습적 효과도 있어 부모를 혹하게 한다.
하지만 직접 만들고, 궁리하고, 부족한 점이 있으면 더 보완하며 직접 체험하는 놀이감이야말로 아이들 놀이세계에서 진정한 놀이감이다.
<물렀거라 왕딱지 나가신다>에서도 달력으로 딱지를 만드시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이야기를 표현했는데 왕딱지에서 쫄개 딱지까지 아이들이 크고 작은 딱지를 고안해서 언제 어디서 유효적절하게 어떤 딱지로 칠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연구하며 창의력을 키운다.
전통문화 동화에서 아이들과 사회에 꼭 필요한 전통놀이와 문화를 소개할 수 있어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다.
Q8> 노는 게 직업인 아이들에게.. 전통놀이 역시 소중한 경험이 될 텐데요. 직접 참여해보면 가장 좋을 테고.. 이렇게 책으로..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를 알아가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겠죠? 마무리 말씀해 주신다면요.
요즘 부모님은 아이들에게 너무 관심이 많다. 부모 마음은 알겠지만 자칫 그 관심이 자식에게 너무 욕심 부리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한다.
놀이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을 너무 묶지 않았으면 한다. 심심할 겨를이 없으면 아이는‘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러면 아이는 생각하는 게 귀찮고 아이를 자칫 ‘무뇌’로 만들 수 있다.
놀면 큰 일 난다는 생각에 한 치의 여유도 없이 여기저기로 공부 시키려 돌리면 결국 아이는 지친다. 서울대 신입생들의 신체 나이가 중장년이라는 기사를 봤을 거다. 아이 적에 놀지 않으면 언제 놀겠는가.
아이와 함께 밖으로 나가 하늘도 보고 바람도 느꼈으면 좋겠다. 그게 공부고 놀이의 힘이다. 이왕 우리 동화 읽었으니... 딱지 몇 장 접어서 나간다면 더 흥미로울 것이다. 참, 딱지 접기의 소재는 신문, 잡지 등 다양할수록 딱지치기가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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