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교수님, 유독 사사건건 지적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친구들이랑 갈 때 똑바로 걸으라고 한다든지..

왜 늦게 왔냐고 한다든지..

이런 아이들의 성향은 무엇보다 통제 욕구가 큰 아이예요.

자신의 생각대로 다른 사람을 움직이려는 성향이 강한 거죠.

또한 타인조망능력이 부족한 아이인 경우도 이런 모습을 자주 보입니다. 자신의 말에 상대방이 기분 나빠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해요. 그러니까 상대방에게 어떻게 들릴지 배려하지 않고 여과 없이 말하는 거예요.

그러고도 상대방의 반응이 자신의 맘에 안 들면 더 심하게 지적하죠.

2) 성인들도 지적을 해야 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아이들도 같은 심리일까요?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해야 성이 풀리고 심한 경우 우월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어요. 일종의 나쁜 권위주의죠.

‘내가 당신보다 더 잘나고 뛰어나다. 그러니 가르치는 대로 따라야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신이 마치 부모나 선생님이 된 것 같은 기분으로 옳지 않은 방법으로 가르치듯 지적하는 거예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거나 자존감이 낮은 사람의 경우에 많이 나타납니다.

간혹 자신이 부모로부터 지적을 당할 때 느끼는 수치심이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다른 사람을 지적하기도 하죠. 지적도 습관이에요.

3) 사사건건 지적하며 잔소리하는 사람의 경우, 환경적인 요인도 있겠네요.

부모가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지적을 하거나 늘 지시하는 경우,

혹은 항상 ‘옳다 틀리다’ 평가를 내리는 양육 태도를 지닐 때

아이는 습관적으로 다른 사람을 지적할 수 있어요. 아이는 부모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모방하고 학습해 비슷한 행동 방식으로 드러내기 때문인데요.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다른 사람의 잘못을 발견하고, 평가하고, 내 기준에 맞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바른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부모들 중에는 다른 사람의 단점이나 약점 혹은 비난을 자주 하는 사람도 있어요. 이런 경우에도 아이가 모방하며 배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세상과 사람이 삐딱하게 보이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것을 바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아이 나름엔 하는 건데 아이의 환경이 아이의 시선을 삐딱하게 만든 경우가 많죠.

4) 친구들이나 어른한테까지 지적을 하는 아이,

그대로 놔둬야 할까요? 아니면 잘못된 것이라고 가르치는 게 옳을까요?

자신보다 손 위인 선생님이나 어른, 부모, 할머니 등 윗사람에게 지적하는 것은 무례한 태도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아이 눈에 객관적이고 분명하게 잘못된 행동으로 보인다하더라도 아이가 본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걸 알려주어야 해요.

어른이 어른을 보고 판단하는 것도 조심스러운 일인데 아직 사람의 이면까지 보기엔 아이의 판단력이나 전반적인 능력이 완성됐다고 볼 수 없거든요.

4) 지적하는 아이.... 알아듣기 좋고 쉽게 가르쳐주는 방법 있으면 사례를 좀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서 식사시간에 동생에게

“왜 넌 좋아하는 반찬만 먹어? 그러면 키 안 커. 편식하는 건 나쁜 거야. 골고루 먹으라구.”

이렇게 동생을 야단치며 지적하는 경우

“동생이 편식을 해서 걱정되는 구나”

라고 아이의 속마음을 알아준 후 나중에 동생이 없는 자리에서 알아듣게 이렇게 얘기하는 거죠.

“동생이 편식을 해서 속상하지만 혼내면서 지적하면 동생 마음이 어떨까?” 라고 아이에게 상대방이 자신의 지적을 들었을 때 어떤 마음일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그리고 나쁜 거야..라고 말하는 건 동생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 있어.” 라고 가르쳐줍니다. 그리고 지적이 아닌 ‘마음을 표현하는 말을 가르쳐 주면 좋겠죠.

“‘골고루 먹으면 키도 크고 건강해지니까 골고루 먹자.’라고 말하면 어떨까?” 이렇게 알려주면 아이도 표현 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거예요.

말 한 마디에 천냥 빚 갚는 경우와 ‘지적질쟁이’가 되는 경우를 아이가 느끼고 표현을 달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하면 도움이 돼요.

5) 어른한테 지적하는 모습을 봤을 땐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예를 들어서 할머니께서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을 때, 아이가 할머니께

“할머니, 왜 누워서 TV 봐요? 그러니까 허리 아프죠. 똑바로 앉아서 봐요.” 라고 지적하듯 말한다면, 그 자리에서 아이를 야단치지 말고 얼른 아이를 할머니가 안 계신 곳으로 데려갑니다.

그런 다음 “할머니는 우리 집에서 제일 어른이야. 할머니는 힘들어서 누워 계실 수도 있어. 그걸 네가 지적하는 건 안 되는 일이야. 아까 네 말투는 공경하는 말투가 아니었어” 라고 구체적으로 말합니다. 아이의 지적하는 말을 들어보면 말투부터 잘못된 경우가 많거든요.

6) 말씀 들어보니까 어른을 지적하는 아이 말에 엄마가 지혜롭게 대처해야겠어요. 그러니까 ‘그렇게 지적하면 안 된다는 말을 하되 엄마는 지적하는 말처럼 안 해야겠어요.

아이 가르친다고 엄격하게 말하다가 아이에게 또 다른 지적을 배우게 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야단치듯 하는 지적이 아니라 잘못을 수정하는 의미를 전달해야 합니다. 특히 아이가 어른을 지적할 때 엄마도 민망하잖아요. 몇 가지 원칙을 지키면 좋겠어요.

첫째, 어른이 안 계신 곳으로 데려간다.

둘 째,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가르친다.

셋째 그렇게 말하면 안 되고 이렇게 말하면 좋다는 대안을 알려준다.

그리고 아이가 지적을 하지 않고 바람직하게 표현할 때는 꼭 칭찬한다.

마지막으로 어떤 말을 할 때 엄마아빠도 지적처럼 하진 않는지 살펴보는 겁니다.

예를 들어 남편 차가 지저분하다고 느낄 때 “자기 차는 왜 이렇게 지저분해? 쓰레기통 같아.” 보다는 “여보, 차 안이 지저분해요. 치우면 좋겠는데..같이 치울까?”라는 표현들이죠. 이런 말도 분명히 습관이라 하기 나름이에요. 자꾸 연습하면 좀 더 쉬워지죠. 분명한 건 아이의 지적하는 말이 듣기 싫다면 부모의 말을 먼저 점검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