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육아에도 트렌드가 있는 거 같아요.

‘친구 같은 부모’, ‘자상한 부모’.. 이런 부모의 모습이 요즘에

주를 이루고 있잖아요.

 좋은 부모되려는 부모들이 많다. ‘아이 월령에 맞는 적절한 자극 주는 방법’으로 ‘엄마표’라는 단서가 붙은 각종 육아법도 인기를 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더 많이 해줄 수

있는지, 아이를 잘 이끌고 자극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대부분이다. 창의성을 키우고자 엄마표 놀이에 매진하고, 좋다는 교육 프로그램에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인기 있는 체험 스케줄을 놓치지 않으면서 육아에 공을 들이는 부모들을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아이 잘 키우고 싶은 부모님들의 열망이 다양한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토록 지극정성으로 아이를 돌봐도

정작 초등학교 들어가서는 운동화 끈 하나 제대로 묶지 못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줘야만 하는 아이들이 많으니까요. 그런 거보면 좀 씁쓸하죠.

육아 트렌드를 자칫 잘못 따라가면 물결에 휩쓸리는 것에 불과하다. 지극정성 육아가 오히려 지극히 바보 같은 아이로 만드는 경우도 많다. 아이를 위해 하는 게 아이를 대신해서 해 주는 것으로 잘못 알고 실천하다 보니 그렇다. 운동화끈도 못 묶고 심지어, 나무젓가락도 두 조각 못내는 아이도 있다. 엄마가 대신 해주니 할 줄 모르는 것이다. 아직 어려서 그렇다고 봐주다 보니 끝이 없다. 대학에서는 수강 신청을 대신 해주고, 다 큰 자녀의 회사 결근을 부모가 알린다.

요즘 어떤 것도 하고 싶은 게 없는 ‘저성취 증후군 아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당연한 결과다. 성취를 느껴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 성취감에 대한 기쁨을 알 리 없으니 스스로 하려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이런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아이의 자생력, 생명력을 키우고 스스로 살아갈 힘을 길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이의 힘, 경쟁력을 길러주기 위해 부모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아이 스스로 하는, 아이 주도가 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기주도학습 뿐 아니라 자기주도생활을 하게 해야 한다.)

3) 그런데 원래 부모 입장에선 자녀 걱정이 많을 수 밖에

없잖아요. 안 보이면 불안하고, 관여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고, 아이 혼자 두는 건 걱정되고..

아이가 원한 게 아니라 부모가 먼저 조바심이 난다. 이러면 어쩌지? 저러면 안 되겠지?..하는 걱정이다.

먹는 것도 노는 것도 공부하는 것도 ‘스스로’, ‘주도적으로’

할 때 보다 적극적이 된다.

부모가 아는 게 많으니 걱정도 많다. 걱정이 많으니 기다려줄 수가 없는 거다. 남한테 뒤지면 어쩌지? 놔둬도 되나? 안 돼. 앞서지는 못하더라도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 그러니 아무 생각말고 엄마만 따르라 한다. 따르다 보니 끝이 없고 엄마도 한계가 있다. 어느새 나이만 많은 아이가 되고 무얼 해야 할지 결정도 못한다. 그러니 할 엄두도 못낸다. 저성취 증후군 아이들의 특징이다.

4)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선

부모가 어떻게 도움을 주면 될까요?

아이의 성장을 원한다면 사회적 규범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그리고 아이의 안전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완전한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마음껏 두 손을 놀리고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해주자. 아이가 숟가락으로 먹으려 할 때, 흘린다고 걱정하며 아이의 숟가락을 뺏는다든가, 아이의 시행착오를 안타까워하지 말자.

어리면 같이 잡고 도와주고, 턱받이나 식탁받침을 받쳐 주든지 하며 아이가 시도할 환경을 만들어준다.

옷 지퍼를 올린다든가 신발 신을 때 좀 답답하더라도 옆에서 살짝 도움만 주고 ‘짝짝짝’ 잘했다고 칭찬도 해주며 성취감을 느끼게 해준다.

아이는 시행착오를 통해 점점 단단하게 성장한다. 원하는 것을 이루어내지 못해 실망한 아이의 모습에 부모도 같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때 주도적 아이로 키우는 건 격려다. 아이가 속상해한다면 “괜찮아.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어”라는 격려와 응원의 말이면 충분하다.

5) 쉰이 넘은 자식도 팔순 노모에겐 어려 보인다고 하잖아요.

부모 눈에 자식은 늘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여겨지니까..

그리고 불안이 깊은 부모, 지나치게 친절한 부모일수록

아이를 보호하고 보살피려고 하는 경향이 큰데요.

그렇다 보니, 좀처럼 아이 스스로 할 기회를 주지 않는 거죠?

지나치게 친절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스스로 해결하는 법을 충분히 연습할 기회가 없었기에 모든 일에 의존적이기 쉽다.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주는 부모는 친절한 엄마가 아니라 아이를 바보로 만드는 엄마다.

아이는 끙끙거리며 모색하고 낑낑거리며 시도해보고, 잘 되고 안 되는 일이 있음을 경험해야 하고 부모는 그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지나치게 친절한 엄마는 아이의 무능함을 키우는 엄마다.

문제 해결 능력은 물론 창의력도 발달시키려면 아이를 놔둬라. 친절하고 싶은 마음을 조절하는 엄마가 좋은 엄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아이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이루었는가 보다 ‘어떻게’라는 과정이다. 아이와 엄마의 대화를 예로 들어보자.

“엄마 내가 할 거야.”

“그래? 우리 00가 해 볼 거야?”

(기다려주고) 만약 아이가 조금 미숙하다면 “네가 한다더니...거 봐. 엄마가 도와주는 게 더 낫지?”

라는 말보다“와, 잘 했구나. (안 된 부분)요 부분은 엄마가 조금 도와줄까?”

(아이 반응 듣고) “네” (도와주고)

“와, 이제 다 됐다. 우리 00 스스로 하려는 모습, 멋지다. 잘했어.”

주도적 이이로 키우는 방법 정리하면... 아이가 하도록 기회를 준다. 지켜본다. 잘 못하면 즉각 개입하지 말고 도움 필요한지 물어보고 원하면 도와준다. 다 했을 때 아이가 했음을 강조하고 칭찬과 격려로 아이의 성취를 축하해 준다.

아이 기회를 뺏지 말고 기다려주고 아이가 해냈을 때 박수 보내주는 부모가 아이 잘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