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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아나운서>
‘똑똑한 엄마들의 교육 레시피’ 시간입니다
부모교육 전문가 임영주 교수와 함께 합니다.
아나운서>
오늘 주제를 보니까 부부사이나
부모 자식간의 대화법에 대한 것이던데요.
최근에 보면 소통없이 지내는 가족이 은근히 많더라고요?
임영주 박사>
결혼생활에 힘들어하는 부부들을 보면 대부분 ‘가치관의 차이’
로 부딪치곤 하는데요.
이러한 가치관을 존중하고 맞춰가기 위해서는 서로 대화를 많이 해서 소통하는 게 중요해요.
예를 들어서 어젯밤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온 남편에게
‘왜 이렇게 늦게까지 술 먹고 들어와?’ 이렇게 얘기하기 쉬운데요.
이렇게 따지기식으로 말하면 대화는커녕 싸움으로 번지기 쉽죠.
이것도 부족해서 이튿날 또 2탄으로 “거봐요. 늦게까지 술 마시니 정신 못 차리지”할 수도 있어요. 그러기보다 “어제 술 많이 마셔서 힘들죠.”하고 상대방을 걱정하고 위로하는 말을 하는 게 좋죠. 사실 이런 말을 한 이유는 걱정이지.. 힐책이 아닌데도 비난조로 말하곤 하는데 “요즘 피곤해 보이는데 술까지 마시면 건강이 안 좋아질까 봐 걱정이야” 라고 하면서 내 마음을 제대로 부드럽게 표현하는 거예요. 그래야 맘이 제대로 전해지죠. 맘을 전하는 게 말이고 대화잖아요.
아나운서>
그런데 부드럽게 대화해야지..하면서도 정말 술 먹고
늦게 들어오는 남편모습 보면 화가 나서 나 자신도 모르게
말이 거칠게 나오는 경우 많거든요.
임영주 박사>
그렇죠. 걱정될수록 더 화가 나요. 나는 걱정되고 맘 쓰는데 상대가 거기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더 화가 치밀잖아요. 그리고 왜 저럴까...하고 이해가 안 되면 말이 더 거칠어 져요. 그래서 평소 대화가 더 필요한 건데요.
TV를 보다가 불쑥 나누는 대화가 아니라, 대화를 위한 시간을 갖는 것도 방법이에요. 공원 산책이든 함께 걸으면서 대화를 나누면 한결 부드러운 대화가 가능할 거예요.
어린 자녀와 부모간의 대화도 마찬가지죠.
평소 통하는 사이일수록 잔소리할 일도 줄어요. 그런데 많은 부모는 아이 옆에서 양말 하나를 신을 때도 “이쪽부터 먼저 신어” 숙제를 할 때도 “이 과목부터 먼저 해” 하며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기고 간섭하는 걸 대화라고 생각하죠.
평소에 아이와 소통이 되는 엄마는 “그렇게 하지 마, 얌전히 있어”....등 명령과 억압의 말보다 “한번 해 볼래?” “그렇게 생각했어?” 등의 청유형이나 격려의 말도 자연스레 할 수 있습니다.
아나운서>
점점 아이가 크면서 예민한 시기의 10대 때에는
아예 자식과의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 부모가 대화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임영주 박사>
사춘기 자녀는 부모에게 벗어나 친구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만족감을 얻으려는 성향이 생겨요. 부모보다는 친구가 좋고 부모의 말은 매사 간섭으로 여기는 경향도 있어요.
부모가 그런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평소 성적 이야기만 한다든지..자녀가 외모나 아이돌 가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때 윽박지르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일도 대화를 단절시키는 원인이에요요.
이 시기엔 눈과 표정으로 하는 대화도 중요해요. 입 열기 싫어하는 자녀 따라다니며 대화를 시도하면 오히려 간극만 생길 수 있어요. 지켜보고 기다리고, 자녀가 말 할 때는 귀담아 들어주시고 ‘네 편이야.’라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게 중요해요.
이렇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난 후에야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데요.. 평소에 “내 말대로 해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같은 ‘금지’나 ‘명령’의 말투를 사용하는 건 아닌지 잘 생각해 봐야 해요. 청소년기에는 명령, 금지 등을 특히 못견뎌하거든요.
“보기만 해도 든든해.”, “널 믿어”처럼 자녀에게 믿음과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말 그리고 아빠라면 아들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는 것만으로도 좋은 대화입니다. 그 손길에는 ‘많이 컸구나. 기특해. 대견해.. 등 여러 의미를 담을 수 있어요. 청소년기 자녀가 대화를 기피하고 귀찮아한다고 해서 정말 부모의 관심을 원치 않는 건 아니에요. 포기하지 마시고요. 여전히 아이들은 관심을 원하니까 눈빛으로.. 손길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아요.
아나운서>
자녀가 성인이 됐어도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가 항상
어리다고만 생각하고 무조건 간섭하고, 신경 쓰는 부모들도
많은데.. 그러다 보면 꼭 의도하지 않은 문제가 생기기도
하더라고요?
임영주 박사>
자녀가 성인인데도 불구하고, 부모 눈에는 여전히 어린애로 보이는 거죠. 미숙한 존재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무슨 말이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하고 자녀가 어렸을 때 했던 말을 여전히 하는 경우도 있어요.
자신을 미숙한 존재로 보니 자녀는 부모와의 대화를 기피하죠. 누구나 자신을 인정하는 사람과 대화하고 싶잖아요.
그리고 의견을 잘 묻지 않는 것도 문제죠.
‘나를 따르라’식의 부모주도형 대화, 부모일방의 의사결정 습관도 성인 자녀와 부모 간, 대화 단절 주범입니다. 경제적인 자립도가 없는 청년 세대와 부모의 관계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 두드러지죠.
성인이 된 부모와 자식 사이는 적정 거리를 둘 필요가 있어요.
자식은 부모를 떠나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하고, 부모도 자식에게
의지하지 않고 노년의 삶을 확실하게 꾸려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그럴 때 대화도 인격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뤄지죠.
- '주.사.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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