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는 흔히 말하는 인싸라서 교우관계나 학교 선생님들과도 두루 잘지내는 편입니다
문제는 집에 와서 저랑 같이 있는 시간엔 말을 하지 않거나 구체적으로 학교 생활에 대해 물으면 짜증을 냅니다
제가 직장을 다녀서 초2까지 학원을 돌렸는데, 아이가 힘들어하는거 같아서 3학년때는 아예 다 끊어버리고 놀렸고 4학년땐 호주에서 살다가 코로나로 5학년때 돌아왔더니 고학년이라 수업을 대부분 온라인으로 하고 학원도 안다녔으니 여러모로 학습습관이 안되어 보였습니다
다행히 초6이 되어서는 학원도 한두개 다니고, 온라인 수업도 어느정도 적응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제가 호주가기 2년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랑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졌는데요
제가 집에 있어서 불편한건지, 그때부터 사춘기가 시작된 건지 하루라도 말싸움을 안하는 일이 없습니다
말도 안되는걸로 억지부리고 울고불고 자기 억울한것만 얘기하니 저는 나름 자기주도를 바라며 싫다는 학원은 안보내고 원하는대로 해줬다고 생각하는데, 언젠가는 저한테 "자기가 그동안 엄마말대로 모범생처럼 살았던걸 후회한다"라고 말한적도 있어요
저는 좋은 감정으로 목소리 낮춰 나름 친절하게 얘기한다고 시도해보는데 이 아이는 그냥 그 자체가 짜증이 나는지 화를 내고 제가 말하는데 대충 대답하거나 흥얼흥얼 노래를 불러댑니다
그러면 안되는데 그런 행동을 하면 너무 화가나서 그다음 부터 저도 막말을 쏟아내구요
말하다보면 제가 정말 필요없는 엄마처럼 느껴지고, 다툴때 심할때는 늦은밤에 악을 쓰며 발악할때 정말 머리끄덩이라도 잡고 싶은 충동이 듭니다
집에서 말을 툭툭하거나 정성스럽게 차려준 밥은 싫고 다른 거 먹고싶다고 한다거나 인사도 안하고 잔다거나 나가는 거 정말 싫고요
뭔가 잘못된 게 있으면 자기 잘못이 아니라 항상 핑계를 대요
언제는 맨날 아빠가 자기 편을 들어주는 아빠가 딱한번 제 편을 들어주자 맨발로 마스크도 안쓰고 나가서 한참있다가 들어와 하는 말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릴려고 했다"라고 하더라구요
겁이 났지만 시간이 지나니 이젠 제가 못견디겠어요 딸 성질에 제가 죽을 맛이고, 안되는거 알면서 잘못된 점 지적하며 잔소리하는 저 스스로가 너무 피곤합니다
희망사항이지만 딸이 작은거라도 제 도움을 좀 필요로 하면 좋겠고, 친구들 대하 듯 말을 좀 다정하게 예의바르고 인성좋은 아이였으면 바랄 것이 없겠어요
단순히 사춘기 문제뿐 아니라 예전부터 딸에게 다정한 말이나 편지 같은 걸 받아본 적도 없고 요즘 제 유일한 맘달래기 방법은 딸 어릴때 사진보며 기운차리는 거네요
저랑 정말 안맞는걸까요? 남편은 둘이 상담 좀 받아보라는데 그래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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