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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On누리 웹진] 칼럼 - 자녀의 마음 건강과 회복탄력성 키우기 - 부모교육/육아전문가 임영주

2025-10-04 조회수 : 25

아이들의 정서적 어려움과 심리적 취약성에 대한 부모들의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다. 불안과 우울을 호소하는 아동·청소년이 늘고 있다는 뉴스, 교우관계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작은 실패에도 쉽게 주저앉아 버리는 아이들을 보며 학부모의 걱정은 더 깊어진다.

‘내 아이도 그런 건 아닐까?’

이런 불안 속에서 아이가 조금만 위축되거나 시도조차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이래도 괜찮을까?’ ‘멘탈이 약한 건가’ 하는 우려에 다그치기도 하고, 때로는 무작정 감싸주기도 한다. 그러나 마냥 공감하고 위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학부모교육 현장에서 오랜 시간 상담을 해온 경험에 비춰보면, 아이에게 꼭 필요한 힘은 바로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다. 회복탄력성이란 스트레스와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는 힘이다. 높은 회복탄력성을 지닌 아이는 실패 앞에서도 “다시 해보자”하고 다짐하지만, 낮은 아이는 시련을 감당하지 못한 채 쉽게 주저앚는다. 다행히 이 힘은 타고난 성향보다 학부모의 태도와 환경 속에서 길러진다.

이 글에서는 아이의 마음 건강을 지키고 회복탁력성을 키우는 핵심 요소로서 칭찬과 인정, 공감과 훈육을 어떻게 조화롭게 실천할 수 있을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칭찬’만큼 중요한 ‘인정’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한다. 그래서 학부모는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고 자신감을 붇돋우기 위해 꾸준히 칭찬해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칭찬이 독이 된다’는 말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에 과정과 노력을 중심으로 하는 ‘과정 칭찬’, ‘노력 칭찬’이 더 바람직하다고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은 이런 방식으로 칭찬하기 시작했다.

“네가 열심히 하는 것을 보니 엄마도 기뻐.”

“결과는 기대만큼 아니어도 노력했으니 충분해.”

“열심히 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으니 엄마, 아빠도 정말 기쁘다.”

이런 칭찬은 아이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인다. 그러나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칭찬은, 칭찬할 일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특별히 칭찬할 것이 없을 때 아이의 마음 건강을 지켜주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인정하기’이다.

인정은 자녀가 가진 그대로를 알아주는 것이다. 칭찬은 ‘칭찬할 만한 무언가’가 있을 때 하지만, 인정은 ‘아이에게 본래 있는것 자체’를 알아주는 행위다. 그래서 자존감과 자신감을 세우는 데 칭찬보다 먼저, 그리고 더 자주 필요한 것이 바로 인정이다.

마음 건강의 ‘예방 주사’,

인정과 칭찬

‘없는 것을 찾으려 하지 말고, 있는 것을 알아주는 학부모’

이런 태도가 아이의 마음 건강을 단단히 지켜준다. 아이에겐 자연스럽게 믿음이 생긴다.

‘난, 장점이 많은 아이야.’

‘난, 열심히 하는 아이야.’

‘나는 내가 가진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

자신을 믿는 마음이 생기면 얼굴이 환해지고. 표정이 밝아지며 행동과 태도도 달라진다. 학부모가 바라는 모습, 키우고 싶은 자녀로 성장해 간다. 인정과 칭찬은 아이의 마음 건강을 지키는 ‘예방 주사’와 같다. 아이의 자신감과 자존감, 멘탈을 강화해 어떤 어려움에도 당당히 맞설 건강한 마음을 만들어 준다.

마음 건강의 ‘면역력 높이기’,

공감과 훈육

인정과 칭찬으로 마음 건강의 예방 주사를 맞았어도 아이가 좌절하고, 무너질 때가있다. 학부모가 자존감을 세우고 멘탈을 강하게 해주려 애써도 아이들의 삶에는 학업, 또래 관계, 친구 문제, 감정 기복, 분노 등 다양한 일이 일어나 마음을 흔든다. 그래서 예방 주사가 끝이 아니다. 공감과 훈육을 통해 건강의 ‘면역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몸의 면역력을 높려면 식을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골고루 먹는 것을 넘어, 먹어야 할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해야 한다. 아이가 먹으면 안되는 것을 집으려 할 때 학부모는 “안 돼. 먹으면 안 되는 거야”라고 단호해야 말해야 한다. 그런데 이럴 때 “먹고 싶구나” 하고 공감만 하며 허용한다면 아이의 건강을 해치게 된다. 무분별한 칭찬과 무조건적인 공감이 오히려 독이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음의 면역력도 마찬가지다. 해야 할 일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하지 않는 조절력을 길러야 한다. 그러면 아이 마음에 이런 기준이 자리 잡는다.

‘해야 하는 일은 하기 싫어도 해야 해.’

‘하면 안 되는 일은 하고 싶어도 안 해야 해.’

바른 가치관 형성과 조절력은 학부모의 공감과 훈육을 통해 가능하다. 인정과 칭찬으로 아이 자존감의 날개를 키워주어도, 조절력이 없으면 한쪽 날개가 없는것과 같다. 능력이 좋아도 펼칠 수 없고, 꿈의 날개를 활짝 펼치지 못한다. 조절력은 회복탄력성의 핵심이다.

예를 들어보자. 아이가 숙제하기 싫어할 때 혼내기식 훈육은 대체로 실패한다. “숙제해야지. 왜 맨날 안 할 핑계만 대니? 엄마가 말하기 전에 하면 좀 좋아? 네가 스스로 공부하는 걸 본 적이 없어. 들어가서 숙제하지 못해?” 결코 틀린 말이 아니지만, 아이 내면에는 불만만 남아 행동 변화를 이끌지 못한다. 반대로 “숙제하기 싫구나”하고 공감만 하며 놔두면 어떨까. 결국 아이는 발달 과업을 수행하지 못하고, 해야 할 일을 미루다 생활 습관까지 무너진다.

따라서 공감과 훈육으로 조절력을 길러주어 아이가 해내게 해야 한다.

“숙제하기 싫은 마음은 알겠어. 하지만 해야 해.”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이야. 숙제 꺼내자.”

“엄마의 도움이 필요하니? 혼자 하는 게 좋겠니?”

이렇게 아이의 성향과 연령에 따라 공감하되, 반드시 해내도록 이끌어야 조절력이 길러진다. 마음만 읽어주고 그대로 두면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를 배우게 되고, 결국은 ‘내 맘대로’의 습관으로 굳어진다, 조절력은 아이 스스로 기르기 어렵다. 학부모님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조절력은 마음 건강과 회복탄력성의 핵심이 된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아이, 실패와 좌절에도 결국 해낸다

마음 건강을 튼튼하게 해주어도 실패와 좌절은 피할 수 없다. 인정과 칭찬, 공감과 훈육으로 돌본다 해도 아이 마음이 무너지고, 주저앉을 일은 생긴다. 그러나 회복탄력성이 있는 아이는 이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다르다. 시련을 ‘연습’으로, 포기를 더 나은 성취로 향한 ‘계기’로 만든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아이 : ‘이럴 수도 있어’

회복탄력성이 낮은 아이 : ‘이럴 수는 없어’

‘이럴 수는 없어’라는 마음은 아이를 주저앉게 한다. 반대로 ‘이럴 수도 있어’라는 태도는 싱황을 받아들이고 다음 방법을 찾게 한다. “안 될 수도 있어.” “못할 수도 있어.” “나를 안 좋아할 수도 있어.” “거절당할 수도 있어” 이렇게 받아들이면 ‘다시 해보자.’ ‘뭐가 부족했을까?’ ‘무엇을 보완하면 좋을까?’ ‘내 행동을 돌아봐야겠다’와 같은 발전적 사고로 이어진다. 반면, 회복탄력성이 없는 아이는 쉽게 무너지고 포기해 버린다.

마음이 건강한 아이는 시련과 좌절을 절망으로 여기지 않고 풀어나갈 문제로 받아들인다. 이것이 회복탄력성이 가진 힘이다. 아이는 학부모가 실수와 실패를 대하는 태도에서 배운다, 그래서 이렇게 말해주어야 한다.

“못할 수도 있어”

“안 될 수도 있어”

“무엇을 보완하면 좋을까”

마음 건강이 튼튼하고 회복탄력성이 높은 아이는 결국 해낸다. 칭찬과 인정, 공감과 훈육으로 마음을 지켜준 아이는 어떤 시련 앞에서도 자신이 해내야 할 일을 끝내 이루어낸다. 회복탄력성이 높다는 것은 단순히 세거나 강하다는 뜻이 아니다. 높은 자존감으로 내면이 유연하고, 조절력으로 단단하다는 의미다.

내면이 유연한 아이는 세상과 사람을 경직되게 바라보지 않고 부드럽고 친절하게 대한다. 조절력이 있는 아이는 바른 가치관을 토대로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간다. 그런 사회성과 인성을 갖춘 아이는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주저앉아 포기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툭툭털고 일어나 씩씩하게 다시 시도한다. 결국, 회복탄력성 높은 아이를 키우는 힘은 학부모가 건네는 칭찬과 인정, 공감과 훈육에 있다.

TIP 실제 사례와 솔루션

1. 비난과 지적 대신

인정과 칭찬의 메시지

- 하면 안 되는 말

“목소리 좀 크게 해. 왜 그렇게 자신감이 없어?”

“왜 그것도 하나 제대로 못 해? 제대로 하는 게 뭐야?”

이런 말은 아이에게 “나는 자신감이 없는 아이야”, “나는 제대로 못하는 아이야”라는 부정적 믿음을 심는다.

- 이렇게 해보자

아이가 잘하는 점, 아이가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을 먼저 인정해 준다. 예를 들면 목소리가 작고, 발표할 때 떨지만 글쓰기를 잘하는 아이라면 이렇게 말한다.

“우리 OO는 글쓰기를 참 잘해.”

그러면 아이는 ‘나는 글쓰기를 잘하는 아이야.’ ‘나는 글쓰기에 자신 있어.’라는 자기 인식을 갖게 된다. 부족한 점만 지적하기보다 장점을 인정해 주면 아이는 보완할 용기를 얻는다. 학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잘하는 영역을 찾아 인정하고 작은 성공을 경험하도록 돕는 것이다.

2. “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못할 수도 있어”라는 메시지

발표를 어려워하는 아이라면 “좀 크게 말해봐”라고 지적하기보다 역할 놀이처럼 해보고 성공 경험 쌓도록 돕는 것이 좋다. 가위질이 서툰 아이라면 직선부터 연습하고 곡선 오리기 등 점점 난이도를 높여 해낼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가 전해야 할 메시지는 단순하다.

“못할 수도 있어. 괜찮아.”

“연습하니까 점점 잘하네.”

그리고 언제나 곁에 있다는 ‘안전 기지’ 메시지도 함께 전해야 한다.

“엄마, 아빠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말해줘. 우린 언제든 너와 함께할 거야.”

3. 실제 부모교육 현장에서의 상담 사례

한 초등학생이 수학 문제를 틀릴 때마다 울어버려, 어머니는 ‘아이가 너무 유약하다’고 걱정했다. 나는 이렇게 권했다.

“틀린 걸 지적하지 말고 맞은 것부터 인정하고 칭찬해 주세요.”

며칠 뒤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가 ‘엄마가 믿어줘서 힘이 났어’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스스로 틀린 문제를 다시 풀겠다고 했어요. 그런 적이 처음이에요. 잔소리해도 안 듣던 아이였는데. 저도 놀랐어요.”

학부모의 믿음과 격려가 아이를 일으켜 세운다. 긍정적인 말 한마디가 아이의 마음을 지탱해 주고, 실패해도 다시 해보려는 회복탄력성을 키운다.

4. 부모의 불안을 내려놓고, 믿어주기

아이의 취약함을 보고 불안해하지 않아야 한다. ‘혹시 내 탓인가?’ ‘얘가 너무 나약한 건 아닐까?’ 하고 걱정하면 아이는 더 움츠러든다. 아이를 ‘지금 성장 중인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불안한 눈빛이 아니라 믿어주는 눈빛이 아이를 당당하게 만든다.

“괜찮아. 넌 충분히 할 수 있어. 엄마, 아빠가 도와줄게.”

"못해도 돼. 다 잘할 수는 없어. 네가 어떠하든 넌 소중해.“

학부모의 말, 눈빛, 태도가 아이의 자존감을 지키고, 시련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는 힘을 길러준다. 요즘 아이들이 나약해진 게 아니다. 아직 배우고 있고, 경험이 부족하며 성장 과정에 있기 때문에 흔들릴 뿐이다. 아이에게 없는 것을 지적하지 말고 가진것을 인정하며 작은 성공을 경험하도록 따뜻하게 도와야 한다.

또한 공감과 훈육을 통해 올바른 경계와 기준을 알려주는 단호한 사랑이 필요하다. 학부모가 따뜻하면서도 단단한 ‘따단 사랑’을 줄 때 아이는 스스로를 믿으며 다시 일어서는 힘을 키운다. 학부모의 이러한 사랑이 아이의 마음 건강을 지키고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최고의 솔루션이다.

부모교육/육아전문가 임영주

https://blog.naver.com/bumodream/224017067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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